아프리카 콩고 출신으로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 중 하나인 알랭 마방쿠가, 대표작 2권을 통해 처음 한국 독자들 앞에 선보인다. 2005년 불어권오대륙상 수상작이며 페미나상, 르노도상 최종 후보에 오른 '아프리카 술집, 외상은 어림없지'는 마방쿠를 단연 돋보이는 아프리카 출신 작가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콩고의 한 술집 ‘외상은 어림없지’를 무대로 하여, 주인공 ‘깨진 술잔’이 들려주는 술집과 술집 단골들의 유쾌하고 기구한 무용담이 책 속에 펼쳐진다. 작가의 최신작이자 2006년 르노도상 수상작인 '가시도치의 회고록'은 아프리카 환상 문학의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키방디’라는 인간의 분신으로 살며 99번의 살인을 저지른 가시도치(호저) ‘느굼바’가 자신의 42년 인생을 재기 넘치는 입담으로 회고하며, 아프리카 설화를 풍자와 창조적 영감이 가득한 이야기로 탈바꿈시켜 놓았다. 이 두 작품 모두 마침표 대신 물 흐르듯 쉼표로만 독서의 완급을 조절하는 문학적 실험이 시도되었으며, 이로써 ‘깨진 술잔’과 가시도치 ‘느굼바’라는 화자의 수다를 바로 눈앞에서 듣는 듯, 리듬감 있는 입말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또한 작품 곳곳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에서 미시마 유키오에 이르기까지, 동서양 작가들의 고전이 교묘히 숨어 있어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철학적 우화와 문학적 민족학의 영역을 동시에 넘나드는 작가가 심지어 유머 감각까지 겸비했다.-'르 피가로' 2006년 르노도상 수상작이며 알랭 마방쿠의 가장 최근작인 『가시도치의 회고록』은 ‘키방디’라는 인간의 분신으로 살아온 한 마리 가시도치(호저)가 화자로 등장한다. 사람에 따라 평생 어떤 짐승을 ‘해로운 분신’ 혹은 ‘평화의 분신’으로 거느리고 산다는 아프리카의 설화를 기본 얼개로 삼고 있는 이 소설은, 그러한 별난 생애를 살아 낸 짐승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 사회의 우스꽝스럽고도 비극적인 면모들이 유머러스하게 그려진다. 화자이자 주인공인 가시도치 ‘느굼바’는 키방디의 ‘해로운 분신’이기 때문에 주인의 뜻을 받들어 수많은 사람들을 ‘잡아먹는’ 악행을 저지른다. 그러나 주인의 명령으로 99번의 살인을 저지른 이 가시도치는 키방디가 죽은 뒤 바오바브나무 아래서 사연 많은 인생을 회고하며, 인간과 동물 가운데 과연 누가 더 ‘짐승 같은’ 존재인지 반문한다. 알랭 마방쿠는 라퐁텐의 우화와 같은 방식으로 가시도치 한 마리를 화자로 선택했다. 하지만 이 가시도치는 동물의 껍데기만 뒤집어쓰고 있을 뿐, 달변과 통찰력, 그리고 뛰어난 유머 감각까지 가진 존재(실재 이 가시도치는 마흔두 살이다!)이다. 그렇지만 그는 ‘해로운 분신’으로서의 운명 때문에 온전히 살인의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면서도 주인인 키방디의 뜻에 따라 사람을 죽이게 된다. 마방쿠는 이 가시도치의 여정을 따라가며 사랑과 유머와 풍자로 세계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자리와 ,자신의 문학적 기원이 되는 장소를 되짚는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다른 문학 작품에 대한 인용이 넘쳐나는데, 에드거 앨런 포와 마르케스 같은 환상 문학의 대가들을 끌어오면서, 마방쿠는 그 자신 또한 아프리카 사회를 환상적으로 그려 낸다. 어느 인간 못지않은 유머와 지성이 번득이는 이 가시도치의 고백은, 알랭 마방쿠를 2년 연속 르노도상 후보에 올려놓았고, 심사위원장인 르 클레지오가 2표를 행사하며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이 외에도 알리에노르 다키텐상, 랑트레 문학상을 수상했다. 알랭 마방쿠는 르노도상을 받으며 ‘나는 이 수상을 상상의 세계, 우화, 설화 등 우리가 소설을 쓰면서 자주 잊어버리고 있던 것의 복귀라고 생각한다’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줄거리 오늘로 마흔두 살이 된 나, 가시도치 ‘느굼바’는 ‘키방디’라는 인간의 분신이다. 그를 포함한 몇몇 부족 사람들은 동물의 모습을 한 나와 같은 ‘분신’을 부리는데, 키방디의 아버지도 ‘쥐’의 모습을 한 분신을 부려 99명의 사람들을 죽인 바 있다. 키방디는 아버지가 죽으며 그 죄가 드러나 어머니와 함께 마을에서 쫓겨난다. 세월이 흘러 청년이 된 키방디는 마을 처녀에게 청혼했다가 큰 모욕을 당하고, 이 일로 나는 처음으로 그의 명령에 따라 내 가시바늘로 그녀를 찔러 죽인다. 그 후로도 키방디를 업신여기거나 돈을 빌려 갚지 않았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많은 마을 사람들이 내 가시에 찔려 죽어 가고,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갓난아이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총 
멀티플라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