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판사에서 온 편지 에우로파를 납치한 바람둥이 황소 ‘유럽’이라는 말은 어디서 왔을까 서서 걷는 수퇘지들 여성 할당제와 남녀 평등 황태자와 선원 어떤 사람이 경호원이 되죠
난 공짜가 좋아 수상의 외국 방문 안녕, 대통령 아저씨! 대통령은 무슨 일을 할까 수상이 그렇게 재미있어요? 아빠의 집무실을 찾은 딸의 일기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정당은 왜 필요할까
호텔 로비 그리고 로비스트 의원들이 일당을 받는다고? 의원들의 봉급 볼륨을 높여라! 야당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
돈 좀 빌려줘! 국가가 부채를 지면 어떤 일이 생길까 마블게임 시뮬레이션 세금, 국채, 예산이란 무엇일까 화 안 내기 게임 국가 권력과 삼권 분립 유럽은 세계의 변두리에 있다 유럽이란 무엇일까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현 독일수상의 부인이 딸을 위해 엮은 글들 게르하르트 슈뢰더 현 독일 수상의 부인 도리스 슈뢰더 여사는 딸을 키운 경험이 계기가 돼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다. 의외로 아이들이 정치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모두 27명으로 독일 사회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모두 알 만한 사람들이다. 제1공영방송 ARD의 뉴스 앵커를 포함해서 신문사 주필과 편집주간, 그리고 저명 작가와 예술가, 정치학자, 방송 진행자 등등. 여러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정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아버지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아이가 쓴 일기, 아이들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을 정치에 빗대어 설명해주는 부모…. 이 책은 다양한 형식으로 그동안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정치에 대한 편견을 없애 줄 것이다.
왜 하필 독일 정치인가? 비행기로 꼬박 열두 시간을 날아가야 닿을 수 있는 독일의 정치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그들 역시 분단 국가였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은 외세의 강압으로 동서로 갈라졌다. 동독과 서독은 각각 다른 정치 체제를 고수하면서 대립하고 싸웠다. 그러나 그로부터 40여 년 뒤 독일은 마침내 통일을 이루었고, 우리는 여전히 분단의 갈등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동독을 서독의 품안으로 끌어들였을까? 서독의 정치인들은 1949년에 독일연방공화국의 헌법을 만들면서 이것을 헌법이라고 부르지 않고 기본법이라 불렀다. 분단 상태에서 만든 헌법을 진정한 독일 전 민족의 헌법으로 인정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기본법은 통일의 그날까지만 유효하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당시 서독의 정치인들은 이 기본법을 제정하면서 ‘자석 이론’을 꿈꾸었다. 정치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훌륭한 국가를 건설하면 동독이 자석에 이끌리듯 자연스레 서독으로 끌려들어올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우리의 헌법 역시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가만히 있는다고 저절로 끌려오지는 않는다. 좋은 헌법을 자석처럼 만들기 위해서는 헌법 정신을 하나씩 정치 현실에서 실현해야 한다. 그를 얼마만큼 실현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통일이 늦어질 수도 빨라질 수도 있다. 결국 민족 통일의 희망은 정치에 있다. 이것이 독일 정치를 읽어야 할 이유다.
봉건주의에서 민주주의까지 독일은 우리와는 달리 내각책임제와 연방제를 선택했다. 히틀러 독재 체제를 경험한 서독의 국민들은 더 이상 한 사람에게만 국가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권력이 철저하게 나눠지고, 정치 구조 내에서 견제와 감시가 치밀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이 독일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것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장 개발 시기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나라를 이끌어야 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독일 역시 제 2차 세계대전 뒤 잿더미에서 시작했지만, 분권적 정치 체제로도 무난히 고도 성장을 일구어냈다. 제왕적 대통령제 같은 말이 나올 정도로 가부장적 질서에 얽매여 있는 우리의 정치 현실에서 권력의 분산과 견제 장치는 특히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봉건 질서에서 민주주의로 바뀐 것부터 시작해서 독일의 정치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어린이의 시각에 맞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왕을 섬기던 신하에서 이제 스스로 주인으로 변한 국민은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자유를 누리게 되었지만 대신 더 큰 책임을 떠안게 되었다. 국가란 조심스럽게 울타리에 가둬 놓고 길러야 하는 괴물로서, 만일 잘못 기르게 되면 언제라도 뛰쳐나와 되레 우리를 잡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국가 속에 살아가는 시민에게는 이 괴물을 감시하는 것이 의무다.
우리 정치의 희망 읽기 이 책을 읽다 보면 선진국이라는 독일에서도 대다수 국민들이 정치를 더러운 장사라고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치에 대한 혐오가 비단 우리만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에서는 일말의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들은 정치를 욕하면서도 결코 자신들의 정치 체제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아무리 정치 현실이 가난하다 하더라도 기본 시스템만 잘 작동하면 엄청나게 잘 돌아가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겨우 50년 동안 민주주의 실험을 거쳤다. 어두웠던 시절도 있었지만, 순조로운 정권 교체를 비롯해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것이 분명히 눈에 띈다. 이것이 민주 정치의 힘이 아닐까? 현실 정치에 대한 환멸과 냉소 속에서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이 민주주의의 힘을 되살려내면서 우리 정치에 대한 ‘희망’을 읽는다.
총 
멀티플라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