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20세기의 우리 철학 1. 역사적 상황과 서양 철학 수용의 한 모습 2. 박종홍 철학의 연구 상황과 방향
2장. 철학과 현실 1. 시대적 상황과 박종홍 철학 2. 현실 속의 철학 철학 속의 현실
3장. 향내적 태도와 향외적 태도 1. 박종홍 시대의 마르크스주의자들 2. 박종홍 철학의 마르크스주의와 실존주의 3. 박종홍 철학의 실용주의와 실존주의 4. 한국 철학의 두 갈래 길
4장. 변증법의 두길 1. 변증법적 논리 2. 부정의 논리 3. 건설·창조의 논리
5장. 유신정권과 박종홍의 철학 맺는 말 | 박종홍과 우리 철학
주 참고문헌 용어풀이 더 읽어야 할 자료들
▶ 한국 현대철학을 반성하는 책, <현실 속의 철학 철학 속의 현실>
20세기 한국 현대철학은 서구 철학 중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20세기 후반에 전개된 한국 철학은 20세기 초·중반에 전개된 철학보다 훨씬 더 현실과 괴리된 채 서구 철학을 소개하는 데 치중하고 있었다. 물론 소개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론의 도입과 소개는 그것이 우리의 현실에 적합한가에 대한 반성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들의 철학이 그들의 땅에서 태어났을 때 그들의 상황이 있었듯이 우리 상황에 맞는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세상이 출간한 <현실 속의 철학 철학 속의 현실>은 이와 같은 관점 아래서 한국 현대철학에 가장 중심적인 인물이었고, 또 그로 인해 우리 철학계에 매우 많은 영향을 미쳤던 박종홍의 철학을 중심으로 우리 철학의 현 주소를 살펴보고, 나아가 그의 철학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발전적으로 모색하고 한다.
▶ 한국 현대철학의 거두, 박종홍에 대한 비판적 고찰
우리는 사르트르, 하이데거, 하버마스하면 그들의 주요 저서, 학파 등을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정작 한국의 현대철학자에 대해서는 이름조차 쉽게 떠올리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우리 현실에 대한 냉정한 반성 없이 철학하기를 반복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 책이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방식은 우리의 현실에 맞는 철학을 정립하고자 했던 한국의 철학자들의 작업에 대한 비판적인 계승이다. 그 대표적인 철학자가 박종홍이다. 그는 한국의 현실과 역사에 조응하는 철학을 연구했던 철학자로서 지금도 철학계로부터 스승으로, 선배로 존경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박종홍 철학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책은 박종홍을 통해 20세기 우리 철학을 평가하고, 이를 통해 21세기 한국 철학을 전망하고 있다.
▶ 박종홍 철학의 성과와 한계
박종홍은 철학과 우리의 현실의 관계를 누구보다 깊이 고민했던 사람이다. 현실을 떠나지 않고 현실과 함께 철학한다는 것이 진정 어떠해야 하는가? 현실에 참여하여 현실과 겨루는 철학은 현실을 떠나 관념 속에 침잠하는 철학에 비해 분명히 더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철학이 현실에 참여하지만 현실을 잘못 읽어 현실을 왜곡시킨다면, 현실과 거리를 두고 현실을 사색하는 철학에 비해 더욱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사실 박종홍의 철학에는 이런 단면이 발견된다. 그의 현실은 너무나 아픈 현실이었고, 너무나 굶주린 고통의 현실이었다. 그러다 보니 그의 철학은 흥분된 민족주의와 결코 거리를 두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6·25 이전의 저항 민족주의와 그 이후의 건설 민족주의가 너무나 쉽게 결합되어버린다. 이로 인하여 철학이 현실을 담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철학을 담아버리는 안타까움이 배어있다. 그 단적인 예가 유신정권 시절의 철학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지은이 김석수 씨는 우리 철학계는 그의 철학이 안고 있는 이런 문제점을 아직 학문적으로 깊이 있게 논할 수 있는 비판의 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고 평가하면서, 우리 철학에 대한 고뇌 어린 엄숙함으로 그의 철학을 연구해야 할 것 이라고 말한다.
▶ 책의 줄거리와 구성
이 책은 ^박종홍과 우리 철학 ^이라는 주제를 크게 네 가지 측면에서 다루고 있다. 첫째, 그 동안의 우리 철학의 현실을 반성하고, 나아가 박종홍이 바라본 철학과 현실의 관계를 분석하여 그의 철학관으로부터 우리가 나아가야 할 철학과 현실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둘째, 박종홍 철학의 가장 중심적인 개념 중의 하나가 되고 있는 향내성과 향외성의 개념을 중심으로 그가 제시하고자 한 철학관을 분석한다. 특히 여기서는 전기 철학과 후기 철학으로 구분하고 그의 전기 철학에서 제시되고 있는 향외성과 향내성의 두 짝인 마르크스주의와 실존주의의 관계를 분석하고 후기 철학에서는 실용주의와 실존주의, 실학과 관련하여 다루고 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그의 철학의 문제점들을 비판적으로 반성한다. 특히 마르크스주의와 실존주의의 관계를 통해서 그의 철학의 비일관성과 단절성을 제시하고 있다. 셋째, 그의 ^부정의 논리 ^에 담겨 있는 저항적인 면과 창조(건설)적인 면을 중심으로 그가 제시하고자 한 우리 철학의 모습에 대해 반성하고, 나아가 그의 ^부정의 논리 ^ 안에 담겨 있는 문제점을 검토한다. 특히 창조 논리와 동양사상, 창조 논리와 민족주의, 창조 논리와 유신체제의 관계를 탐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박종홍의 철학이 유신정권과 관련된 면을 분석하고 또한 그의 철학이 오늘의 철학자들에 의해서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가를 고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런 연구를 통하여 지은이는 우리 철학이 진정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었고 그 문제점의 요인이 무엇인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 박종홍 (1903-1976)에 대하여
1920년 평양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전라남도 보성보통학교와 대구에서 교사생활을 했다. 1929년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철학과에 진학하여 서양철학을 전공했으며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1937년 이화여자전문학교의 교수가 되었다. 1960년 《부정에 관한 연구》로 서울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46년부터 1968년 정년퇴임 때까지 서울대학교 철학과에 몸담았다. 한국철학회장, 한국사상연구회장 등을 지냈으며 퇴직 후에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장, 도산서원 원장, 대통령교육문화담당 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특히 《국민교육헌장》의 기초위원으로서 유신체제를 이념적으로 정당화하는 데에 적극 참여했다. 일제 치하에 독일 관념론 연구에서 출발하여 해방 후에 실존철학·분석철학·한국 철학 등을 연구하여 선구적인 성과를 냈다. 특히 이황과 이이의 학문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를 통해 주체적인 한국 사상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철학은 현실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이상과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한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일제 당시 독립운동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나, 특히 박정희 정권에 가담한 행동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주요 저서로는 《일반노리학》, 《인식논리학》, 《철학개설》, 《철학적 모색》, 《현실과 구상》, 《지성과 모색》, 《한국의 사상적 방향》, 《한국사상사 불교사상편》 등이 있으며, 동료와 제자들은 그의 저서들을 엮어낸 《박종홍 전집》(전7권)이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