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자 서문-한국근대사진색인집을 꾸미며 일러두기 1883-1900 1901-1910 1911-1920 1921-1925 1926-1930 1931-1935 1936-1945 사진 및 화보 목록 찾아보기(주요 인명, 단체 및 기관)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 일일"에 등장하는 구보씨가 하루동안의 경성을 다니며 본 것을 술회하는 것처럼, 구보씨(편자)가 조선말기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에 이르는 60여 년 동안 시기에 '사진'과 관련된 당대의 기사를 신문에서 뽑아내고 가려낸 색인집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신문인 '한성순보'부터 일제 패망시까지 한국어판으로 유일하게 존속했던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 이르기까지, 1883년에서 1945년 사이에 발행된 신문들 중에서 사진 관련 기사들을 선별해 정리하였다.
단순히 기사목록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사진과 원문을 따로 실어 읽는 이들로 하여금 당대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배려하였으며, 또한 이 색인집에는 사진과 관련된 모든 키워드가 등장하며, 신문명의 하나였던 사진을 통해 당대의 각양각색 사진문화를 읽어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왜 색인집인가?
일제강점기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근대사진사에 대한 연구는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 이유는 1차적으로 이 분야에 대한 연구자가 거의 부재하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으며, 2차적으로 당시 조선사회의 다양한 사진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기초자료가 대부분 남아있지 않거나 미처 발굴되지 못한 사정에 기인한다. 사진사 연구자가 부재하다는 것은 사진계 내부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에 사진학과가 설치된 지 40년이 넘어선 지금 사진학의 기본이 되는 사진사를 담당할 연구 인력이 없다는 것은 아카데미로서의 학문적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에만 있지 않다. 근대과학사에 대한 기존 사학계의 폄하와 우리나라 근대학문이 형성된 기원의 공간인 일제강점기에 대한 부정 내지 회피현상에서 그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최근 미술사학과나 국사학과에서 사진사와 관련된 몇 편의 학위논문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예외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진은 모든 영역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근대학문의 형성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사진사의 구성은 근대과학사 및 문화생활사 연구와 동시에 수행되어야 한다. 결국 기존의 분야사나 제도사로서의 역사기술로는 당시 사진문화의 다양성을 온전히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학제간 연구가 필요하며, 메타학문적으로 접근할 때 비로소 그 실체에 접근할 수 있다. 최근 붐처럼 일고 있는 근대 및 근대사 연구에 있어 시각자료를 폭넓게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사진과 타학문과의 자연스러운 넘나듦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한편 근대사진사를 연구하는데 있어 어려운 점 중의 하나는 사료의 절대적 빈곤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사진자료와 관련 텍스트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복잡다단했던 근대의 한 시기를 체계적으로 조명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예술사진의 경우 심각한 상황인데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사진가들의 실존 작품이 대부분 소실된 상황에서 실물을 안보고 사진사를 기술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이자 한계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예술사진사의 많은 부분이 공백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 식민지 조선사회의 다양한 사진문화의 지형을 그려내기 위해서는 우선 기초자료를 발굴하고 그것을 아카이브로 구축하는 일일 것이다. 본 색인집은 이러한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 선행 연구자에 의한 사진 관련 자료집이나 목록집이 없는 상태에서 기초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하는 일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이 책이 처음 기획된 것은 3년 전의 일이다. 이 일에 전념할 수 없었던 환경도 환경이지만, 아카이브작업이란 그렇게 세월과 함께하는 일인 것이다. 하지만 신문과 잡지를 뒤지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자료들을 접할 수 있었고, 충분하지는 않지만 근대사진사의 공백을 메워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는다. 무엇보다도 근대사진자료아카이브를 구축하는 데 있어 이 책이 초석이 되길 바란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