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여 년 동안 인문사회과학의 전 영역에서 인간의 이야기하는 속성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연구가 특별한 관심을 끌어 왔다. 특히 인간됨의 정체성을 밝히는 심리학 분야에서는 ‘이야기하는 인간’의 자기발견이라는 과제를 풀어 가려는 노력이 있어 왔다. 이러한 심리학적 경향을 가리켜 흔히 '이야기 심리학'이라 부르는데, 이는 1980년대 중후반부터 매우 주목을 받고 있는 심리학의 한 흐름이 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인간은 이야기하는 동물이며 사회적-정치적 동물'이라는 전제하에 인간의 모든 문제들, 특히 심리적 문제와 관계 문제를 이야기의 유추와 그 문제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힘의 불균형을 분석함으로써 해석하고 치료하려 한다. 이러한 이유로 저자들은 후기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 사상가인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철학을 이 저서에서 깊이 있게 언급하며 다루고 있다. 즉, 사회적 힘의 불균형과 힘에 대한 인식이 모든 자아 인식과 문제 인식의 저변에 도사리고 있다는 푸코의 주체성 인식 그리고 힘의 연관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을 소개한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자신들의 임상 현장에서 활용한 많은 사례들을 통하여 어떻게 빼앗긴 이야기의 힘을 다시금 내담자들에게 되돌려 줄 수 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창의적이고 주목할 만한 점은 상담자의 접근이 소극적이거나 중립적이지 않고 보다 적극적이고 개입적이라는 점이다. 내담자에게 전하는 여러 형태의 편지, 기록, 인증서를 적절히 활용하여 내담자의 잃어버린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라든지 내담자의 독특한 장점들을 재구성하며 증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특별한 증인들을 활용하는 ‘회원 재구성의 기법’이라든지, 내담자의 일상에서의 사소한 성취들을 놓치지 않고 발굴하고 연결하여 내담자만이 가진 독특하고 빛나는 삶의 기술들을 강조하는 '독특한 결과들 탐색하기' 기법 등은 이야기치료가 발굴한 신선하면서도 적극적인 기법들이라 하겠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