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밀레니엄 시대 시장은 왜 뜨는가? 2) 동, 동, 동대문을 열어라 3) 남대문은 살아 있다 4) 대형 전문상가
동대문?남대문 시장에서 장사로 성공하는 법을 철저하게 분석했다! 1. 이 책은 국내 최초의 시장 성공학 리포트이다. 현재 동대문?남대문 시장은 국내 최고의 패션?액세서리 기지로 떠오르고 있는 시장 속의 사람들, 특히 성공한 젊은 사장, 기성 상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알짜배기 노하우를 들었다. 시장에 들어가는 법, 장사하는 법, 가게 얻는 법, 쇼핑하는 법, 지방상인 물건 떼는 법 등 시장에 관한 모든 것을 이 책에 담았다. 2. 지금까지 시장은 인맥에 의해서만 알음알음 진입이 허용되었다. 시장에 들어가고 싶어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몰라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이 책은 이런 이들에게 충실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아르바이트생에서부터 종업원, 분양, 임대에 관한 방법까지 세밀하게 취재한 책이다. 3. 이 책을 쓰기 위해 4명의 필자들이 인터뷰한 이들만 족히 100명을 넘고, 책에 수록된 이들만 73명에 이른다. 이들을 신입상인, 디자이너 출신의 상인, 기존 상인들로 분류해, 필요한 이들에게 바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지방에 살면서 물건을 떼다가 장사를 하고 싶은 이들, 현재 패션계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정보가 없어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많은 정보를 전달해주려고 노력했다. 4. 시장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눈요기감이다. 젊은 세대들을 위한 〈시장 데이트 코스〉, 〈관광코스〉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있는 방법〉 〈시장 속의 유명한 맛집〉 등을 그대로 담았다. 시장에는 프로만이 산다! 매일 오전 10시 25분쯤 되면 밀리오레와 두타를 향하는 동대문운동장 지하철역 출입구 앞길에는 마치 대학입시 시험장의 입실완료 시간이 가까워진 듯한 진풍경이 펼쳐진다. 다 큰 어른들이 지하철역 출입구에 튀어나와 속된 말로 ?발에 땀이 나도록?뛴다.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는 두타와 밀리오레의 상인들이다. 왜 그런 것일까? 벌이도 괜찮은 그들이 목숨이라도 걸린 듯 뛰어서 출근하는 이유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각을 세 번하면 퇴출이라는 원칙 때문이다. 11시 오픈을 위해 상인들은 10시30분까지 출근을 해야만 한다. 이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지각 처리이다. 그렇게 세 번 지각을 하게 되면 국내에서 가장 장사가 잘된다는 대형소매상가에서 영업할 기회는 영영 사라진다. 그뿐만이 아니다. 개점 시간에는 책이나 신문 등을 절대로 읽을 수 없고 고객과 말다툼을 벌여서도 안 된다. 딴 생각을 하느라 멍하게 앉아 있는 것도 퇴출을 위한 지름길이다. 철저하게 고객을 우선 배려하라는 상가 측의 주문인 셈이다. 두타의 퇴출규정을 살펴보자. 5분 이상 점포를 비워놓으면 안 된다. 세 사람 이상 모여 앉아 식사를 해서도 안 된다. 책을 읽거나 화장을 하거나 잠을 자거나 하는 시간이 길어져도 안 된다. 제 시간에 출근하지 못해 세 번 이상 지각을 해서도 안 된다. 무슨 소리냐 싶은가. 제법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젊은 상인들이 출근 시간에 목을 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싶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전혀 생각이 다르다. 장사 잘 되는 것으로 소문난 상가에서 쫓겨나는 것이 무서워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자신들은 프로이고 프로답지 못한 행위는 피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비단 두타나 밀리오레뿐만이 아니다. 동대문?남대문 시장의 여타 상가에도 비슷한 규율이 있다. 퇴출 대신 벌금을 무는 곳도 있다. 10분 지각이면 3천 원, 한 시간이면 3만 원 따위의 벌금을 낸다. 세상이 변한다 … 시장은 이미 변했다! 바야흐로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변화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관통하는 코드가 되어가고 있다. 외부환경에 꿈쩍도 않던 대기업이 이직 엑소더스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고, 젊은 세대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벤처대열에 서고 있다. 시장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아니, 예외 정도가 아니라 사실 가장 앞서서 세상의 변화를 리드해나가고 있다. 시장…. 예전의 후줄근한 시장은 이제 먼 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이제 시장은 먹고살기 위해 뛰어드는 곳이 아니다. 시장은 성공하는 사업가를 배출하는 곳이고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곳이다. 파리나 밀라노, 뉴욕에서 각광받을 디자이너들의 훈련소이다. 1～2억 원을 호가하는 가게를 1년 만에 3～4개씩 마련하는 이들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공개할 수는 없었지만 잘 되는 점포는 하루 매출이 수천만 원인 곳도 있었다. 눈으로 확인한 사실이다. 노랑머리, 빨강머리로 점포를 운영하고, 튀는 감각으로 1년도 안 돼 500만 원의 밑천으로 30억 원을 만드는 신화도 탄생하고 있다. 잘 되는 가게는 하루에 수천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이들도 있다. 단 한 평의 가게를 얻기 위해, 또 그 한평의 가게를 발판으로 인생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신세대 상인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고 있다. 그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4～5시간. 휴일도, 일요일도, 노는 날도 없다. 다만 그들이 꿈꾸는 능력의 발현과 돈을 벌기 위해 엘도라도로 향하는 꿈만 있을 뿐이다. 이미 동대문은 ?패션밸리?로 불리고 있다. 몇 년 후면 실리콘밸리의 정보통신산업과 맞먹는 패션관련 산업의 메카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현재도 동대문은 패션경쟁력 1번지이고, ?동대문에서 생존한다는 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옹골진 박상돈 사장)이라는 말처럼, 동대문은 세상을 앞서 변해가는 첨단의 현장이다. 남대문시장은 어떤가? 비록 패션시장을 동대문에 넘겨주었지만 남대문은 여전히 600년 가까운 전통을 현대화하며 건강하게 살아있다. 일례로 99년 현재 남대문에서 생산되는 액세서리의 경우 월 수출액만 200억 원에 달한다. 시쳇말로 장난(?)이 아닌 곳이 바로 시장이다. 시장은 젊은 세대를 위한 첨단 벤처의 현장이다! 시장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다. 기아자동차연구소 연구원에서 시장의 구멍가게 사장님으로 변신한 사람에서부터 유학을 다녀와 굴지의 금융회사를 다니다 액세서리 가게를 연 사람, 대그룹 기획실에 근무하다 시장으로 뛰어든 샐러리맨 출신 등등 시장은 이제 못 배운 사람들의 생업 현장이라는 개념에서 완전히 환골탈태하고 있다. 어디 이뿐인가?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패션회사를 뛰쳐나와 시장바닥을 헤매는 사람들이 얼마나 부지기수이고, 자신의 디자인을 바로 소비자에게 보이고 싶어 뛰어든 디자이너들, 학교도 휴학하고 시장으로 입학한 학생들… 지금 시장은 테헤란 밸리처럼 거대한 구심력으로 세상을 끌어들이고, 돈을 끌어들이고, 젊은 세대를 소용돌이에 몰아넣고 있다. 테헤란 밸리만이 벤처는 아니다. 한번 시장에 가보면 안다. 얼마나 많은 벤처들이 밤낮을 잊은 채,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또 이런 것들이 해외에서 얼마나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지… 일본에서, 대만에서, 중국에서, 러시아에서 쌓여드는 주문은 끝이 없다. 하루에 동대문에 들락거리는 외국인만 수천 명에 이른다. 사실 이만큼 생생한 벤처현장이 어디 있고, 이만한 기회의 땅이 어디 있을까? 젊음과 능력만 있으면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황금의 땅, 시장에 뛰어들 생각을 지닌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정보들을 필자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집했다. 막연히 생각하던 시장의 이면을 실질적 사례를 중심으로 낱낱이 파헤쳤다. 아마 인터뷰한 이들만 족히 100명은 넘을 것이다. 울며 불며 취재에 매달린 필자들 그러나 시장은 소비자가 아닌 필자에게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였다. 그들의 모든 행동은 대외비였고, 상술을 흘리지 않기 위해 너무나 신중했다. 어떤 상인들은 신중하다 못해 험악한 말까지 쏟아놓기까지 했다. 덕분에 심약한 필자들은 눈물을 흘려야 하는 날들이 있었다. 그럴 땐 꼭 프락치(?)처럼 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더구나 그들은 일반인과 달리 완전히 다른 세상을 살고 있었다. 우선 그들은 잠을 자지 않았다. 자도 겨우 4～5시간. 그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가게로 가면 장사에 방해가 된다며 응하질 않았고, 필요없다고 막무가내로 밀어내는 이들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4명의 필자들은 캄캄한 밤이면 어김없이 시장으로 출근했고, 역시(?) 젊은 세대들이 필자들의 상황을 제일 먼저 이해해주었다. 시장입문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실질적인 실무정보서적이 전무하던 상황이라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필자들은 스스로가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시장조사를 한다는 심정으로 우여곡절 끝에 취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그러나 부족함도 느낀다!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많다. 현실적인 제약도 그만큼 컸다. 인터뷰에 응해준 상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더욱 큰 이유다.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소위 ?따라지?라 불리는 이북 출신 상인들의 삶의 애환이 서려 있던 남대문?동대문시장은 이제 인터넷 주소에서 따온 ?골뱅이?세대의 천국으로 변모했다. ?굳세어라 금순아?대신 테크노 음악이 흘러나오는 외형적인 변모만 있지 않았다. 시장은 지난 시간과는 뿌리부터 달라져 있었다. 그곳에는 금맥을 찾아 나선 열정과 재능을 지닌 젊은이들의 끊이지 않는 행렬이 있었다. 월급쟁이로 살기에는 너무 개성이 강하고, 자유로운 사고를 지닌 행렬 속 그들의 눈빛을 볼 때는 현기증이 느껴졌다. 이제 시장은 젊은이들의 땅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내 자신도 유혹을 느꼈다. 기회의 땅에 뛰어들고 싶었다. 시장은 육감적인 여배우의 속살보다도 매력적인 곳이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