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를 숭배하는 사람들 어떻게 그런 일이 생겼을까 인간의 지문 탄소클럽의 반격 교토의 불안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변화 피할 곳은 없다 어머니 대지를 위해 울지 마라 거대한 유조선을 막아라 비행에 대한 공포 에너지 맘모스 자발적인 후퇴 나부터 변해야 한다
그린피스의 초대 회장이었으며 저널리스트, 행동하는 환경운동가인 로버트 헌터가 급변하는 기후변화와 환경파괴에 관해 자신의 경험과 소신을 담은 책이다. 헌터는 많은 과학자들이 예견하고 있듯이 2030년경이면 모든 환경여건들이 한계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헌터는 왜 지구가 이렇게까지 위기에 치닫게 되었는지 지나온 우리 산업의 발자취를 살피며 지구변화의 위기가 인간이 자초한 재앙임을 설명한다. 그리고 70년대 이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자각하기 시작하면서 국제 사회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왔는지 살펴본다. 특히 기후변화협약이나 교토의정서 등 국제 협약 과정에서 자국 이기주의와 거대자본의 압력 등 얼마나 많은 장벽과 어려움이 있는지 그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끝으로 헌터는 자신도 무분별하게 에너지를 낭비해온 장본인으로 반성하며 모든 개인이나 국제 사회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안일하게 바라볼게 아니라 적극적인 대처방법을 강구할 것을 주장한다. 헌터는 지금부터라도 환경을 생각하며 실천한다면 아직 희망은 있다고 말한다. 지구의 미래를 염려하면서 열정을 쏟아낸 이 책에서 헌터는 왜 우리 모두가 지금 바로 실천해야 하는지, 망각상태로 떨어지지 않고 우리 후손들의 평화로운 삶을 위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그 길을 제시하고 있다.
처음으로 빙하가 기후 협상보다 빨리 녹고 있다. 헌터의 마지막 저서가 된 이 책에서 헌터는 지구에서 우리의 시간이 다해 가고 있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많은 세계적인 과학자들도 헌터의 이런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 2030은 2030년경이면 모든 환경여건들이 한계선을 넘어설 것임을 나타낸다. 그때가 되면 기후변화가 극심해져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대혼란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조짐은 벌써 드러나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기후와 북극의 빙하가 줄어들고(그렇게 되면 해류의 이동 체계가 붕괴되고 전세계 곳곳의 저지대에서 홍수가 일어나게 된다.) 만년설이 녹아내리고 있다. 화석연료로 인한 대기오염은 이제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보도가 연일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사실에 태연하다. 헌터는 이를 NIML(Not In My Lifetime 내가 살아 있을 때는 아니다)신드롬이라고 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패널)의 보고서에 의하면 평균 지구표면온도가 2100년에는 1990년에 비해서 섭씨 1. 4도에서 최고 5. 8도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섭씨 2도 이상 높아지게 되면 기후학자들은 ‘현재의 과학이나 과학자들의 경험을 넘어서는 기후영역’으로 들어서게 된다고 한다. 겨우 3. 5도의 변화가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와 현재를 구분지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사태는 심각하기 이를 데 없다
기후변화의 위험성은 이 책에서 헌터가 살펴보고 있듯이 19세기 산업혁명 시기부터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발전과 경제적 풍요라는 당의정에 눈이 멀어갔다. 헌터 자신도 젊은 시절 자동차에 열광하며 주저 없이 에너지를 낭비한 시절을 반성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화석연료의 유혹에서 헤어나질 못했다. 마치 마약과 같았다고 헌터는 회고했다. 그 결과 현재 지구는 중병을 앓고 있다.
이 책에서 헌터는 상당히 절망적인 심정으로 절제 없는 산업화가 불러온 환경파괴를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처하는 개인이나 국가의 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에 대처하는 환경운동 방법론을 얘기하면서 헌터는 폭력과 비폭력의 경계를 명확하게 하지 않고 있다. 헌터는 누군가 폭력적인 방법으로 환경파괴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일면 정당성을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헌터는 비폭력주의자였고 그린피스도 비폭력을 원칙으로 했다. 대신에 헌터는 환경운동과 미디어의 관계를 중요시 여겨 이를 십분 이용했다.
이전에 우리가 자연을 정복했듯이 이제는 인간을 길들여야 한다. 이 책은 기후변화에 대한 통계 수치나 과학자들의 증언만을 나열해 독자들을 설득하고 있지는 않다. 저널리스트로서 그리고 행동하는 환경운동가로서 헌터는 이 책에서 자신의 삶도 ‘에너지 공룡’이었음을 솔직히 인정하며 반성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생활을 청산할 것을 선언한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생태적 삶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권한다. 또한 국가나 국제사회가 환경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걱정한다. 대체연료 개발 등 환경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지만 이는 쉬운 일은 아니다. 각국의 이해와 득실을 따져야 하며 로비 집단들이 정유산업이나 개발업자들을 대신해서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헌터가 저널리스트로서의 생생한 필력으로 기록한 기후변화 협약과 교토의정서 협상 등에서 맞닥뜨린 수많은 장벽과 어려움을 보면 그 벽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한다.
미래의 기후재앙이 단순한 예측에 불과한 것이 아님을 우리는 이 책을 보면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헌터는 이 모든 기후변화에 대해 과학적인 증거들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끔찍한 결과에 대해서도 매우 강력하고 거침없이 경고한다. 그러나 헌터가 이 책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희망이다. 헌터는 왜 우리 모두가 환경을 생각해야 하며 망각상태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길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미래 세대의 평화로운 삶은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로 나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헌터는 강조한다. 지구의 위기는 “자동차 시동을 켜기 위해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낼 때”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된다는 헌터의 말에 좀더 진지하게 귀기우릴 필요가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