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미! 민들레 아리랑 김치국 씨 환장하다 숭아 숭아 원숭아 사또 종이연 장소현의 연극 활동 기록
현재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언론인이자 희곡작가이며 문화운동가인 장소현의 두 번째 희곡집이 출간되었다. 작품활동 30년 기념으로 출간된 이번 희곡집은 1988년에 펴낸 첫 희곡집 '서울말뚝이' 이후에 공연된 현대극 중 비슷한 성격의 것을 모은 것이다. 장소현은 70년대 중반 일본유학을 마친 뒤에 미국에서 정착하고 있는 관계로,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당대에 가장 주목할 만한 코미디 희곡작가로 수많은 작품을 남겨 연극계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극단 민예의 초창기 작품 '한네의 승천(각색)'과 '서울 말뚝이'를 썼고 제3회 대한민국 연극제 수상작품인 '종이연'의 작가로 활약한 바 있는데, 전통 마당극의 현대적 수용에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 받았다. 마당극에서만 볼 수 있는 해학과 풍자, 그리고 현실비판을 관객에게 전함으로써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좋은 공연을 미국에 살고 있는 교포들에게 보여주는 것과 재미 한인들의 삶을 미국사회에 보여주는 작품을 쓰는 것을 사명으로 느끼고 실천하고 있는데, 이번 희곡집에 수록되어 있는 '오, 마미!'는 한국전쟁 혼혈아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조명한 작품이며, '민들레 아리랑'은 1992년 인종폭동의 한인 희생자들의 실상을 다룬 이중언어 작품이고, '종이연'은 증거도 없이 중국인 갱단 두목 살해범으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교포 청년 이철수의 이야기이다. 또한 그의 희곡에는 항상 어수룩한 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와 세상의 환경에 갇혀서 겪는 일상을 웃음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그 웃음 뒤에는 진한 페이소스와 눈물이 서려있다. 특히 그가 애정을 가지고 그려내는 인물은 '김치국 씨 환장하다'와 '민들레 아리랑'의 주인공들처럼 이북에 어머니를 홀로 두고 이남으로 내려온 삼팔따라지들이다. 그들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걸죽한 재담이 섞인 풍자와 해학의 언어로 그려내고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