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원시생명체 | 우리 몸의 선조, 박테리아 생활주변 | 몸 안의 미생물, 몸 밖의 미생물 생명체와 물질 |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 생존전략 | 미생물도 좋은 조건에서 살고 싶어한다 혐기적 조건과 호기적 조건 | 산소가 없어도 살까 질병 | 미생물은 왜 병을 일으키나
2부 작용과 반작용 피부 | 더불어 사는 지혜 몸의 보초병 | 바람 들어온다, 문 닫아라 균형 | 미생물의 균형이 깨지면 유산균과 대장균 | 대변의 1/3은 세균 구토와 설사 | 독소에 대한 방어작용 대립유전자 | 미생물과 몸의 줄다리기 면역 | 유전자 수전에서 보는 방어작용 평형 | 질병을 앓은 뒤 몸은 어떻게 변하는가
3부 미생물의 눈으로 세상보기 문화 | 문화가 발전하면 질병도 달라진다 진화 | 의학과 미생물은 상호 진화한다 환경 | 내 몸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살균 | 미생물은 적이 아니라 동반자이다 퍼즐 | 미생물이 동물을 살린다
더 읽을거리
우리 몸 미생물에 대한 교양과학 에세이 최근 미생물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미생물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타자의 그것이다. 특히 과학이 발달할 수록 ‘미생물의 타자화’는 오히려 더욱 심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 책은 그러한 편견을 깨기 위해 경북대 미생물학과 이재열 교수가 쓴 대중교양과학 에세이다. 알기 쉽게 쓰여진 이 책은 우리 몸의 미생물에 대한 정보와 함께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열어준다.
미생물에 대한 홀로코스트 시대 요즈음 시중에는 침대, 이불, 소파, 칫솔, 노트, 방향제, 가습기, 에어콘 등 무수한 항균, 살균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그 제품들에 대한 텔레비전이나 신문 광고에는 어김없이 현미경으로 본 무수한 미생물들이 혐오스럽게 등장한다. 그 혐오스러운 모습은 현대인들을 전율케 만든다. 미생물들에 대한 악마의 신화가 창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광고들은 무의식 중에 소수의 미생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미생물들은 인간의 적이며, 그러한 미생물이 없는 주거환경을 만드는 것이 인간에게 이롭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사람들은 미생물이 없는 ‘위생적인 주거환경을 꿈꾼다. 그리고 그 실현방법은 미생물에 대한 홀로코스트이다.
클린(clean) 마케팅이 미생물을 죽인다 위생적이고 청결한 주거문화로 표상되어온 상류층의 이미지는 과학기술이 발달됨에 따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차원으로 발전해왔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아온 생물들과는 다르게 생긴 미생물의 모습(그것만으로도 일반인들에게 미생물에 대한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부족함이 없다)을 일반인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어렵지 않게 되었고, 우리 주변에 우글거리는 미생물들은 불결함의 표상이 되었다. ‘위생과 청결’의 이미지는 기업상품의 주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채용되었고, 심지어 그러한 전략이 ‘그린(Green) 마케팅’의 일환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가장 반자연적인 이미지가 가장 자연스러운 이미지로 역전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에게 유해한 미생물은 1%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면 대부분의 미생물은 몰살시키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인간에게 유해한 것일까? 저자에 따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미생물은 1%에 지나지 않는다. 그 미생물도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 반드시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은 아니다. 백번 양보해 반드시 질병을 일으킨다고 하더라도 그 1%만을 골라서 살균하는 방법은 없다. 모든 살균법은 어떤 식으로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머지 무해한 미생물들을 함께 공격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그 1%를 죽이기 위해 나머지 99%의 미생물을 함께 살균하는 경우도 많다. 벼룩 한 마리 잡으려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꼴이다.
미생물들은 인간의 동반자이다 무엇보다 미생물을 몰살시킬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우스운 것이다. 몰살시킬 방법도 없을 뿐 아니라, 몰살시킬 이유도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간은 수 많은 미생물과 함께 살아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생물들은 인간의 동반자이자 인간의 집이면서 인간의 몸은 미생물들의 삶의 터전이다. 미생물들은 인간의 몸 밖에도 있지만 몸 안에도 있다. 인간의 몸과, 몸 안의 미생물, 몸 밖의 미생물들은 서로 활발히 소통한다. 그리고 이 3자의 소통을 통하여 상호진화해왔다. 관계와 소통은 진화의 결정적인 요소였던 것이다.
미생물의 균형이 우리 몸을 유지하게 해준다 장염은 우리 몸속의 미생물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다. 우리의 장에는 여러 세균들이 다른 유기체들과 한데 어울리며 이들이 분비하는 다양한 생리학적 물질들과 조화를 이루어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일이 생기거나 충격이 일어나면 내장 속의 여러 유기체와 화학물질의 균형이 흐트러지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이상하게도 클로스트리듐이 엄청나게 많아져 질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풀을 먹고사는 초식동물은 스스로 섬유소(셀룰로오스)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식물체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를 분해하기 위해서는 되새김위 안에서 공생하는 미생물의 힘을 빌려야만 한다. 미생물은 인간 뿐 아니라 모든 동물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이 물질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생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생물은 우리 몸의 일부이다 사람의 대변을 분석해 보면 1/3 정도는 음식물 찌꺼기이고, 1/3 정도는 장에서 떨어져 나온 상피세포 같은 죽은 세포들이다. 놀라운 것은 나머지 1/3 정도은 창자 안에서 살고있는 세균이라는 점이다. 하루에 배설하는 200ml 정도의 대변 가운데 1/3이 세균이라면 3일 동안에 200g, 한 달이면 2kg, 일 년이면 약 25kg에 이르는 세균이 우리 몸 안에서 증식한다는 말이다. 미생물이 이렇게 우리 몸 안에서 엄청나게 증식한다는 사실을 일반인들은 상상하기 힘들다. 매일 먹는 음식물이 쌓이는 우리 몸은 미생물이 증식하기에 알맞은 장소일 뿐 아니라, 미생물은 명실공히 우리 몸의 일부인 것이다.
미생물은 전체 생물량의 절반이상이다 지구의 생물계는 동물과 식물이 양분하고 있다. 식물이 전체의 반을 차지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식물을 먹이로 하는 초식동물의 생물량은 먹이로 섭취한 식물의 1/10 정도이다. 초식동물을 먹이로 하는 육식동물의 생물량 역시 초식동물의 1/10 정도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거대한 생물량을 도대체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학자들은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박테리아에서 찾는다. 원시세균을 포함하여 지구에서 살고 있는 모든 박테리아의 생물량이 전체 생물량의 절반 이상이라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박테리아는 지구의 가장 큰 주인이다. 그리고 박테리아의 터전은 모든 생물의 안과 밖을 구분하지 않는다.
항생제의 문제점 우리는 가끔 병으로 고통을 받을 때 세균을 죽이기 위해 항생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항생제는 그에 견디는 내성균의 출현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을 우리는 균교대증(superinfection)이라고 부른다. 평소에는 병원성이 없던 내성 상재균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감염을 일으키는 것이. 예를 들자면 황색포도상구균이나 대장균 등은 항생제를 투여하더라도 죽지 않고 내성을 갖고 살아남아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항생제는 우리 몸의 큰창자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는 많은 세균들을 속절없이 죽여 또 다른 문제를 낳기도 한다. 유산균이나 대장균을 비롯한 많은 세균들이 죽어버리면 항생제에 살아남는 곰팡이나 원생동물이 자리를 차지하게 되어 또 다른 병을 낳는다.
갓난아기의 몸 속에는 미생물이 있을까? 갓난아기의 몸 속에는 미생물이 없다. 그것은 다른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엄마 젖을 먹으면서 엄마 몸으로부터 미생물을 얻게 된다. 그러는 동안에 젖을 소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젖산균인 락토바실루스Lactobacillus 같은 균을 얻게 된다. 이렇게 해서 아기는 점차 사람의 몸에 함께 살고 있는 미생물인 대장균과 젖산균을 비롯하여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 클로스트리듐Clostridium, 칸디다Candida 등의 미생물들을 갖추게 된다. 이들은 우리 몸에서 해를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해로운 미생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준다. 엄마 젖은 영양가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몸에 이로운 미생물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단순한 음식물 이상의 가치가 있다.
내 몸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겉모습을 이루는 우리 몸은 동물계의 한 종임에 틀림이 없지만, 피부와 몸 안에는 여러 종류의 곰팡이와 원생생물들이 바글거리며 살고 있다. 우리는 혼자서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생물체들과 관계를 맺으며 공생하는 것이다. 모든 생물은 죽어서까지 공생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죽은 시체는 미생물의 부패작용으로 분해되고, 이것이 다시 식물체의 영양분으로 이용되어 에너지로 만들어진다. 식물이 에너지를 만드는 생산자라면, 동물은 에너지를 이용하는 소비자이고, 미생물은 동식물의 시체를 부스러뜨리는 분해자 역할을 하면서 온 세상의 생물들이 에너지의 흐름을 지속시키는 순환과정을 반복한다. 따라서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어느 하나의 생명체라도 혼자만의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