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슴에 달이 들어 떠난 여행 이주향 씨는 기성의 관습과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사고, 언제나 새로운 장르에서 철학하기를 고집해온 이유로 대중에게 신세대철학자라는 닉네임으로 더 알려졌다. 활발한 방송활동과 강연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그가 이 가을 초입, 한 권의 사유 깊은 에세이를 들고 독자들을 찾았다. 시인 김지하의<短詩 둘>의 시구절을 일부 차용한 표제 <내 가슴에 달이 들어>가 바로 그 책! "자연과 인간에 관한 에세이"라는 부제가 주제를 선명히 드러낸다.그는 서양철학의 난해한 이론을 전하는데 그치고 있는 기존의 강단철학에 맞서 "철학이 쉽고 재미있는. 생활속의 학문임"을 "문화철학, 생활철학"이라는 신개념을 통해 입증한 바 있다. 이 책 역시 그의 철학적 작업의 연장이다. 더없이 삶과 가까워졌고, 내용도 인간, 자연,환경, 만화, 문화, 사회, 국가 등의 문제로 다양해졌다.그러나 기존 책에서 보여줬던 도발적이고 공격적이며 비판적인 문제 접근방식과는 다르게 필치가 많이 차분해지고 관록이 배어 있다. 37편의 화두에 얹혀진 철학적 사유들은 튀지 않고 자연스레 휘감긴다. 그러나 이 책을 조급히 읽는 것은 금물이다. 삶의 다단한 문제들을 숨고르기를 하며 여행을 하듯 여유로운 맘으로 읽어내려가기를 권한다. 생의 진지한 성찰을 해보기에 한권의 책은 가을날처럼 넉넉하다.
2.넘침의 시대에 나를 비우는 버림과 나눔의 의미 오늘날 세상을 읽는 키워드는 과잉이다.현대문명은 인류의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사회, 문화체제 전반에 걸쳐 생산과잉을 초래하였고 획일화, 몰개성화로 인해 그 고유의 본질적인 의미를 퇴색시켰다.물질적 과잉뿐만 아니라 도처에 널브러진 너무 흔한 나, 너무 많은 당신은 나와 너의 실존을 위협하며 정신마저 황폐화시키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당당히 박차고 나의 실존을 찾아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볼 것을 권한다. 혼자 있음은 더 이상 고독과 고립의 시간이 아닌, 자신을 성장시키고 내면적인 성찰을 할 수 있는 자양분의 시간임을 이 책은 술회하고 있다.
3.이기적 삶이 아닌 이타적 삶, 더불어 삶으로의 모색 이 책에서 저자는 '사회 전반의 문제'에 그 어느 책보다도 깊은 관심을 피력하고 있다. 무겁다면 무거운 주제일 수 있는 문제들을 철학적 사유에 알맞게 버무려 소화하기 쉽게 접근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 아줌마 담론을 통해 이 새대 아줌마의 위상을 재평가해보고, 중년남자의 위기를 환기시키며, 세속적으로 변한 종교의 본질을 되돌아 본다. 특히 좋아하는 몇 편의 만화를 통해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을 생생히 들여다 보는 시도는 이 책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어 다층적인 방법으로 세상 읽기가 가능하다.국가적, 민족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진지한 접근을 한다. 한민족 통일 문제, 남아 있는 한일 문제의 앙금, 팍스아메리카나의 허와 실, 미혼모.이산가족 문제 등 굵직한 주제들이 얕은 접근이 아닌 날카로운 예봉으로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월드컵을 통해 재삼 확인하게 된 한민족의 저력과 남북한의 미래상도 담담하게 소개되고 있다.저자는 이러한 사회공동의 문제에 대해 이기적 삶을 지양하고 이타적 삶으로, 공생의 관계를 모색해보고자 한다.
4.시대의 화두, 자연.환경에 대한 열린 대화 이 책에서 저자는 작금들어 크게 논의되고 있는 환경에 대해서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다.환견에 대한 문제는 인류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로서 그 심각함이 상당하다.'인류의 행복과 안녕'이라는 명목으로 생명의 젖줄인 수많은 자연이 마구 훼손되고 상처입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러한 환경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논의를 이끌어내며 인류와 자연의 미래에 대해 진지한 탐구를 시도한다.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무분별하게 유린되는 이 땅의 산하에 대한 저자의 통렬한 눈뭉은 안타까움과 더불어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는 문제임을 직시 해준다.오염된 물과 머지않아 물 부족으로 시달릴 인류의 암흑 속 미래는 참담함 마저 안겨준다.요하네스버그에서 물과 환경을 주제로 세계정상회의가 열리고 있지만 오느 한 개인이나 한 국가가 나서서 이러한 문제가 해결 되지 않음을 저자는 얘기 한다.인류전제의 협력이 있을 때 우리에게 산재한 이 같은 문지들의 해결이 가능함을 저자는 정공법으로 논한다.한창 논의중에 있는 북한산 터널 공사와 지리산 댐 건설 문제, 새만금 갯벌의 개발 문제들도 심각한 위기의식과 함께 저자의 냉철한 시각으로 다뤄지고 있다.이 책은 어떤 것이 진정 인류를 , 우리를 , 나를 구원하는 길인지 숙고해볼 것을 조언해준다,'나'에서 출발하여 '우리'의 문제, '민족'의 문제,'인류'의 문제로 귀결되는 이 같은 철학적 고찰들은 단순히 접근차원에서 끝나지 않고 희망점을 제시하며 이 시대를 앓고 있는 우리에게 나아 갈 바를 일러주고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