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어스 씨저]는 로마의 공화정이라는 대의를 위해, 절친한 벗이자 자신을 자식처럼 사랑하여 준 로마의 절대권력자 씨저를 살해하려는 모의에 앞장을 선 브루터스의 비극을 그려낸 작품이다. 셰익스피어가 창출해낸 가장 사변적 무대인물이 햄릿이라면, 브루터스는 셰익스피어가 [햄릿]을 쓰기 전에 이미 무대위에 올려놓은 사변적 성격이 강한 인물이다. 셰익스피어는 이 작품에서 비정한 권력다툼이 그 주된 속성인 정치의 세계와는 걸맞지 않은 한 이상주의자의 비극을 그려 놓음으로써, 이상과 현실의 괴리, 그리고 자아인식을 미처 달성하지 못한 한 지성인이 정치의 현장에 던져졌을 때 겪어야만 하는 이상의 추락, 그리고 파멸의 과정을 로마역사의 한 장에서 찾아 무대 위에 형상화하였다.
[줄리어스 씨저]에서 전개되는 극적 상황은, 씨저 암살을 축으로 명확한 대칭구조를 보인다. 전반부에서는 씨저 암살에 이르기까지 암살자들이 추진하는 긴박한 모의과정을 그리고 있고, 후반부에서는 씨저 살해 이후에 로마를 휩쓰는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씨저 살해를 주도했던 브루터스와 캐씨어스가, 씨저 살해에 대한 응징을 표방하고 새로운 정권 창출을 시도하는 안토니와 옥테이비어스에게 패배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품의 한가운데에 씨저의 암살이 놓인 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을 찬찬히 읽다 보면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은 씨저가 아닌 브루터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즉, 셰익스피어는 영웅 씨저의 몰락을 전면에 내세우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영웅 씨저의 몰락 뒤에 가려진 브루터스의 비극을 그리고 싶어했던 것이다. 작가는 브루터스라는 인물의 파멸을 통해 이상주의자의 비극을 - 자신의 인간적 결함에 대한 자각을 결한 상태에서, 자아확신에 차, 기존질서를 파괴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던 한 절대론자가 자신에게는 파멸을, 그리고 그가 속한 사회에는 혼란을 불러온 비극을- 완성해낸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