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살이라고? 넌 아직 너무 어려!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비를 내리게 하는 것 정도는 쉬운 일이라고 자신만만한 꼬마마녀. 아주 아주 깊은 숲 속 마녀의 집에 어려운 요술을 익히기 위해서 하루 여섯 시간씩 꼬박꼬박 요술 공부를 하는 꼬마마녀가 살고 있답니다. 일 년에 한 번, 마녀들의 잔칫날이 되었지만 127살 꼬마마녀는 마녀들의 잔치에 갈 수 없습니다. 500살도 넘은 숲 마녀, 날씨 마녀, 과자 마녀보다 아직 한참이나 어리기 때문입니다. 몰래 잔치에 숨어들었다가 벌을 받게 된 꼬마마녀에게 여왕 마녀는 내년 잔치 전날 ‘좋은 마녀 시험’을 치러서 통과하면 잔치에 참가해도 좋다고 말합니다. 이제 좋은 마녀가 되기 위해 꼬마마녀는 이리저리 바쁘게 날아다닙니다. 장터에 간 꼬마마녀는 종이꽃을 파는 가난한 소녀를 만납니다. 사람들이 사지 않는 종이꽃을 좋은 향기가 나는 꽃으로 만들자마자 순식간에 종이꽃은 동이 나지요. 꼬마마녀는 잔뜩 신이 나서 말을 심하게 채찍질하는 마차꾼을 혼내주기도 하고, 추위에 덜덜 떨고 있는 군밤 장수를 위해 날씨를 따뜻하게 만들어 도와주기도 합니다. 하늘에서 맛있는 과자가 후드득후드득 떨어지게도 하고요. 이렇게 일 년이 지나고 다시 마녀들의 잔치가 다가오고, 꼬마마녀는 자랑스럽게 그동안 자기가 해온 좋은 일을 말합니다. 하지만 여왕 마녀는 잔뜩 화를 냅니다. “마녀 세계에서 좋은 마녀란 항상 사람들에게 나쁜 요술을 부리는 그런 마녀를 말하는 거다. 너는 그동안 좋은 요술만 부렸으니 마녀 중에서 가장 나쁜 마녀야!” 다른 마녀들이 원하는 마녀가 되지 못한 꼬마마녀는 벌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꼬마마녀는 사람들에게 못된 일만 일삼는 나쁜 어른 마녀들의 뜻을 그대로 따를 수는 없었어요. 어른 마녀들의 요술 빗자루와 요술 책을 몽땅 불태워 버리는 꼬마마녀. 꼬마마녀는 이제 혼자 힘으로 신나는 마녀 잔치를 엽니다.
예상하지 못한, 신선하고 통쾌한 결말을 만나는 짜릿함 『꼬마 물 요정』『크라바트』 등과 더불어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의 대표 동화로 불리는 『꼬마마녀』는 1957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47개 언어로 옮겨져 전세계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작가 프로이슬러는 주로 그가 어릴 때 들었던 옛날 이야기, 즉 신화나 전설, 동화 등을 작품 소재로 많이 썼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엔 신비하고 환상적인 요소가 많이 스며들어 있지요. 『꼬마마녀』 역시 프로이슬러가 어릴 때 들었던 마녀 이야기를 토대로 새롭게 만들어낸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꼬마마녀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도와주는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는 씩씩한 마녀입니다. 하지만 어른 마녀들의 눈에는 꼬마마녀가 한없이 나쁜 마녀로만 보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어른 마녀들은 사람들에게 나쁜 짓을 일삼는 무섭고 사악한 마녀이기 때문이지요. 애당초 그들이 원했던 ‘좋은 마녀’라는 것 역시 사람들을 골려주는 욕심 많고 못된 마녀를 뜻하는 것이었지요. 이러한 대립을 바탕으로 작가는 독자들에게 신선하고 통쾌한 결말을 끌어냅니다. 어리다는 이유로, 그들이 세워놓은 나쁜 규칙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른들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벌을 받게 된 꼬마마녀는 결국 어른 마녀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 정면으로 씩씩하게 대항하고, 혼자 힘으로 신나는 잔치를 엽니다.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씩씩하고 신나게 도와주었듯이 말이죠. 『꼬마마녀』를 읽으며 어린이들과 함께 착한 일이란 무엇인지, 또 나쁜 일이란 무엇인지, 또 관례와 규칙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