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를 배우기 힘들어 주인 양반, 문 여시오 영차 영차, 줄을 당겨라 깡통으로 쇠를 치고, 솥뚜껑으로 징을 치고 걸립굿 치러 왔소 몸과 마음이 어우러져야 해 얼씨구 절씨구 신명난다
『얼쑤절쑤 사물놀이』는 세시마다 벌어지는 축제와 제의인 풍물놀이와 그것이 무대공연으로 변화된 사물놀이를 소재로 한 동화다. 마을 풍물패인의 상쇠인 덕배는 상쇠자리를 어린 귀동이에게 물려줄 생각을 한다. 이미 부쇠로 실력을 쌓은 장돌이는 덕배의 생각에 반발한다. 덕배는 연주자들끼리 마음과 마음을 읽어야 하고, 풍물패를 이끌려면 경력이 중요하다면서 자신이 상쇠에 합당하다고 주장한다. 덕배가 장돌이의 주장에 꿈적도 않자 장돌이는 결국 정월 대보름 풍물에서 상쇠에게 협조하지 않아 풍물을 망치고 풍물패에 나가지도 않는다. 얼마 후 큰 홍수가 져 마을에 큰 피해를 입자 풍물패는 마을 재건을 위해 이웃마을로 모금을 나선다. 장돌이는 마을 재난이 자신탓인 것만 같아 뉘우치다가 아픈 몸을 이끌고 함께 풍물에 나선다. 장돌이를 비롯한 풍물패는 사력을 다해 풍물놀이를 하고 결국 마을을 일으킬 돈을 마련한다. 20년 후, 서로 다투고 화내다가도 풍물놀이를 통해 화해하고 화합하는 것을 보고 자란 마을 아이들은 어릴 적 추억을 되살려 사물놀이패를 구성해 공연을 한다. 공연을 보러온 마을 어른들과 관객들은 신나는 사물놀이 가락에 너나없이 하나가 된다.
이야기로 배우는 사물놀이 풍물굿과 사물놀이에 대한 설명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어낸 『얼쑤절쑤 사물놀이』는 과거 농경시대 우리 민족의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사물놀이의 특징과 악기의 성격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더욱이 꼼꼼하게 고증을 거친 삽화는 글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 준다. 농경시대 마을의 풍습과 마을 사람들의 삶의 모습 등을 그리면서 풍물놀이를 통해 어려울수록 화합하고 함께 어울려 사는 우리 민족의 특성을 어린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마을 아이들이 나중에 사물놀이 연주를 하게 된 것은, 곧 문화이며 자부심이고, 아울러 책을 읽는 독자의 정체성임을 깨닫게 해 준다. 풍물놀이를 통해 함께 어울려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 독자에게 어울려 산다는 것과, 사람과 사람의 관계뿐만 아니라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통해 겸손하게 사는 법을 일깨워 준다. “사람도 악기 소리도 감싸 안을 줄 알아야 한다”는 상쇠의 말은 어떤 삶이 진정한 것인지 한 마디로 보여 준다.
풍물놀이와 사물놀이 풍물놀이는 우리 민족의 세시풍속 중 하나이다. 정월 대보름이나 추석 명절에 마을의 안녕을 비는 제의와 놀이로서 축제의 성격을 띠는 풍물놀이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조화롭게 사는 우리 민족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농경시대를 지나 산업화 사회로 오면서 마을 축제인 풍물놀이는 점차 사라져 버린다. 그로 인해 공동체적 삶도 해체되기에 이르렀다. 풍물놀이는 마당을 잃었고, 그를 대신해 무대용으로 악기 구성을 간단히 한 사물놀이가 김덕수 씨에 의해 만들어진다. 사물놀이는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전통이 사라져 가는 요즈음에도 비교적 잘 남아 있게 되었다. 초등학교마다 사물놀이 강습을 하는 곳이 늘고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