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그 지독한 열병을 앓는 모든 친구들에게… 어른이라 하기엔 아직 어리고, 아이라 하기엔 마음이 너무 커 버린 시기 사춘기. 사춘기는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이 결정되기도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때문에 고민과 갈등이 많다. 오죽하면 이 시기를 '질풍 노도의 시기'라 표현했을까? 이 책은 지독한 사춘기의 열병을 앓은 한 소녀의 이야기이다. 장애를 가졌지만 집안의 장남에다 공부도 잘하는 오빠에게 치이고, 눈치 빠르고 엄마 비위 잘 맞추는 언니에게 밀리는 주인공 민희. 민희는 공부도 잘 못하고, 얼굴도 예쁘지 않은데다 고집까지 세다. 그런 민희를 두고 엄마는 '우리 집 우수리'라고까지 한다. 민희는 사사건건 반항하고, 공부도 안 하고, 아파치라는 불량 클럽에 가입하여 하지 말아야 할 일까지 저지른다. 또한 어릴 적 친구 빠로를 이성으로 좋아하면서도 표현하지 못하고 혼자 가슴앓이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민희의 사춘기는 지독한 열병으로 다가온다. 그러던 어느 날, 민희네 집에 말 못 하는 아이 소야가 하숙을 하게 된다. 민희와 소야는 동갑내기이다. 하지만 민희는 예쁘고 착한데다 가족들의 사랑과 빠로의 우정까지 독차지해 버리는 소야를 미워한다. 그러나 둘은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며 점점 마음을 터놓는 친구가 되고, 비슷한 고민을 나누면서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간다. 그러던 와중에 과외까지 받으면서 중학교 재수를 한 민희는 시험에 떨어지게 되고 낙담한 민희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는데……. 갑자기 닥친 사건으로 민희와 소야는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작가의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작가는 작품 속의 소야처럼 그 때 먼저 하늘로 간 친구에게 이 책을 바치는 심정으로 글을 썼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남보다 일찍 사춘기가 찾아왔기 때문에 또래 아이들보다 빨리 어른이 될 수 있었다고, 그래서 일찍 미래를 설계했고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그 길을 걸어왔다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사춘기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일찍 찾아오는 낯선 손님이다. 그래서 사춘기는 짙은 안개 속처럼 종잡을 수 없으며, 무엇 하나 또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이 안개 저편에 있어서 가늠할 수도 없고 잡히지도 않는다. 그러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면 안개는 이미 걷히고 없다. 그래서 사춘기 시절은 누구에게나 아련하고 그리운 것으로 남게 되는 것일까? 이 책은 부모와 가족, 친구와 이성, 공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더불어 1960년대, 아니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이 땅에서 사춘기라는 열병을 앓았고, 지금도 앓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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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라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