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 손녀에게 할아버지가 전해 준 따뜻한 사랑! 어릴 때부터 엄마가 아파 너무 일찍 철든 아이 주하. 아픈 엄마에게, 피곤한 아빠에게, 자신을 불쌍히 여기는 이웃에게 주하는 슬픔을 내비칠 수 없습니다. 튼튼한 척, 씩씩한 척에 익숙한 주하는 그래서 울음을 삼키고 사는 아이입니다. 그런 주하를 이해하고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외할아버지입니다. “몇 학년이냐?”고 묻는 것 말고는 말을 하지 않을 정도로 무뚝뚝하기만 한 줄 알았던 할아버지가 사실은 사랑으로 주하를 다독이며 위로해 주십니다. 주하는 할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습니다. [바람이 울다 잠든 숲]은 울고 싶은 손녀에게 할아버지가 전해 주는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서정적인 문체와 그림으로 담고 있습니다.
마음을 울리는 따뜻한 감동이 있습니다. 이 책에는 인물의 격렬한 감정 기복이나 대단한 사건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마음을 울립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는 동안 나도 모르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바람에 빗질을 하는 듯한 세밀한 감정 묘사와 서정적인 그림은 마음을 울리는 따뜻한 감동을 줍니다. [바람이 울다 잠든 숲]을 읽고 나면 어느 새 마음의 키가 한 뼘 자라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시대의 손녀와 할아버지의 관계를 말합니다. 요즈음엔 할머니, 할아버지를 친근하게 느끼는 어린이들을 보기 어렵습니다. 멀리 떨어져 살아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질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그저 어머니, 아버지의 부모님 정도로만 생각할 뿐, 자신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관계를 지속해야 할지는 잘 모릅니다. [바람이 울다 잠든 숲]은 어릴 때부터 엄마가 아파 너무 일찍 철이 든 손녀 주하와 무뚝뚝해 보이지만 사실은 사랑이 넘치는 할아버지와의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어린이들이 자신과 할머니, 할아버지 사이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것입니다.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어린이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습니다. 막연하게는 생각을 하지만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오면 당황하고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아니면 아예 딴 세상일인 양 비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바람이 울다 잠든 숲]에는 엄마와 할아버지라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이 나옵니다. 주하는 이 죽음을 겪으면서 죽음이란 무엇인지, 소중한 사람들이 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체득하고,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합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은 삶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자신의 삶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이의 삶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바람이 울다 잠든 숲]은 어린이들이 죽음의 의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수 있는 찬찬한 기회를 마련해 줄 것입니다.
주요 내용 주하는 어릴 때부터 엄마가 아파서 외롭게 지냈습니다. 어느 날 엄마는 치료를 위해 속초 요양원으로 떠나고, 엄마를 돌봐야 하는 아빠는 주하에게 인제 외갓집에 가는 것이 어떠냐고 합니다. 가지 않겠다고 버티던 주하는, 아픈 엄마 모습을 보고 결국 떠나기로 합니다. 그러나 컴퓨터도 없고, 텔레비전도 잘 나오지 않는 산골 동네가 갑갑하기만 합니다. 무뚝뚝한 할아버지와 잔소리꾼인 할머니와 지내는 것도 어려웠지요. 하지만 솜씨 좋은 할아버지가 연을 만들어 주고, 얼레 때문에 엄마의 물건을 찾는 바람에 할아버지와 조금 가까워집니다. 추석을 앞둔 어느 날, 엄마를 만나러 다 같이 속초로 갑니다. 속초 요양원에서 잘 지낼 거라고 생각했던 엄마는 예전보다 훨씬 수척해져 있었습니다. 엄마를 만나고 온 뒤,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 멍구가 없어진 날,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장례식장에 도착한 주하는 기절을 하고, 다시 인제로 돌아갑니다. 주하는 서울로 가자는 아빠의 말에 인제에 조금 더 있겠다고 합니다. 울고 싶어도 꾹 참고 울지 않는 손녀를 위해 할아버지는 멋진 시간을 만들어 줍니다. 같이 읍내에 가서 맛있는 것도 사 주고, 계곡으로 산으로 놀러 다니기도 하고 말입니다. 어느 날인가는 손재주가 뛰어난 할아버지가 트레일러가 달린 오토바이를 만듭니다. 할아버지는 주하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한계령을 넘어 엄마가 잠든 속초로 향합니다. 그러나 고속도로를 타자마자 오토바이는 고장이 나고, 경찰서로 옮겨지게 됩니다. 연락을 받은 아빠가 도착하고, 할아버지는 고개를 들지 못 합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제 주하를 데리고 가라고 하고, 싫다고 하는 주하에게 할아버지는 냉정하게 돌아섭니다. 서울로 돌아온 뒤, 주하는 예전처럼 지내면서 조금씩 인제를 잊어갑니다. 그러다 아빠가 재혼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하는 무작정 인제로 떠납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주하에게 다시는 오지 말라며 냉정하게 돌려 보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브람스 곡이 흐르는 어느 음악 시간에 주하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주하는 인제로 떠났고, 그곳에서 할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보게 됩니다. 주하는 그 동안 담아 두었던 울음을 터뜨립니다. 장례식이 끝난 뒤,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주하는 어렴풋이 할아버지 목소리를 듣습니다. “주하야! 우리 학교도 늦었는데 어디 소풍이나 갈까? 네가 모는 차 타고 한계령 넘어가 보는 게 내 소원인데, 응?”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