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 감이 익는 마을 호박꽃 안심가 푸른 바다 추수 오줌 노을 골목길 폐교 앞을 지나면서 산그늘 감자를 캐면서
제2부
우화 초사흘 달 어른 살구꽃 애동호박 아카시아꽃 술을 담그며 봄비 낙화유슈 비 귀로 댕이의 마을에서 늠벌에서
제3부
그 집 앞 열려라 깨 부끄러움에 대하여 투사 궤멸 사슬 오른손이 왼손에게 우리가 하는 일 구름에게 길을 묻는다 밥 한 그릇 함정 도망
제4부
술의 무덤 여행 참깨밭을 매면서 청노루 벼랑에서 땅끝에서 부르는 이름들 달이 밝은 이유 해빙기 사랑가 아카시아 개 산고개 잠 아침 귀거래사
해설 / 권선옥 시인의 말
건강한 삶이 이루어낸 무릉도원
젊은이들은 돈에 홀려 고향을 떠나고 노인들만 남아서 지키고 있는 농촌, 길일기 시인은 그런 농촌에서 지금도 모를 심고 가을걷이를 하며 시를 쓴다. 반딧불이 날아다니는 산길에서 이마의 땀을 훔치며 개구리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면서........ 기일기의 시를 보다 더 깊이 읽어 내려가다 보면 우리들의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가 살아온 농촌적 정서가 우리들의 피 속에 잠복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다루고 있는 세목들은 건강한 삶이 이루어낸 무릉도원의 세계처럼 아름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