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거리며 번개가 내리치고, 콰르릉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으르렁댄다. 어린 시절 이런 날이면 누구나 엄마 치마폭 속으로 쏙 숨어든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엄마 품에 꼭 안겨 옛이야기를 들으며 무서움을 달랜 기억도 있을 것이다. 요즘 아이들도 천둥과 번개를 무서워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물론 겁이 없는 아이들은 "에잇, 그까짓 천둥과 번개가 뭐가 무서워요." 하며 우쭐거릴지도 모른다. 또 모르지. 천둥과 번개에 맞서 용감히 싸우겠다는 아이가 있을지도.
「천둥 케이크」는 천둥과 폭풍을 무서워하는 어린 손녀를 위해 묘안을 짜낸 어느 현명한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할머니가 손녀를 위해 생각해 낸 방법은 결코 예사롭지 않은, 특별하면서도 기발한 발상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천둥 케이크||^ 만들기이다. 천둥 번개가 요란하게 내리치던 날, 어린 손녀는 할머니의 제안으로 침대 밑에서 기어나온다. 그리고 할머니와 함께 서둘러 헛간으로, 또 숲을 지나 광으로 농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천둥 케이크 만들 재료를 구한다. 천둥 케이크란 천둥과 번개가 머리 위에서 내리치며 폭풍우가 몰아치기 전에 오븐에다 구워 내는 것이다. 어린 손녀는 할머니와 함께 한 모험을 통해, 더 이상 천둥과 번개쯤은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아이로 변신한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바로 머리 위에서 천둥소리가 무섭게 울려 퍼질 때, 할머니와 함께 함빡 웃음을 지으며 천둥 케이크를 먹는다. 우리는 이 마지막 장면에서 어린 손녀가 경험한 모험이 이제 즐거운 축제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아이들이 두려움을 극복하도록 조와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아이들 자신이 활동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아이들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다룰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들을 스스로 발견했을 때, 그리고 점차적으로 두려워하는 상황을 경험하게 했을 때, 가장 성공적으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천둥 케이크」의 할머니는 천둥과 폭풍이라는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어린 손녀에게 그 누구보다도 훌륭한 조언자인 셈이다. 이 이야기는 페트리샤 폴라코가 직접 유년 시절에 겪은 풍부한 경험을 되살린 것이기에 더욱 실감나고 생생하게 전해진다. 러시아 민속풍의 필치로 멋지게 그려 낸 장면들은 이야기를 더욱 극적이고 생동감 있게 만들어 준다. 또한 마지막에 천둥 케이크의 요리법을 소개해 놓은 익살맞은 친절함 속에서 그녀의 여유만만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천둥과 번개를 무서워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이 무서움을 떨쳐 낼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로, 혹은 모험과 축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이야기로 다가서기를 바란다. 자, 이제 천둥과 번개가 칠 때,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펼쳐 놓고 ||^천둥 케이크||^를 만들어 보면 어떻까?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