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은이의 말 홍대앞 에피소드 놀이터의 비유를 말하다 전갈의 우화 '더블듀스'를 따라가는 기억의 기억 얘들아, 즐기면서 제대로 해 끝은 끝의 시작이다! 소복이 '꿈의 정원'을 찾아서 김기자의 인디 속 밴드 이야기 불가사리에게 서교365 홍대앞에서 하루를 걷다 '따로 또 같이'문화를 처음으로 경험한 곳, 백스테이지 불판을 찾아서 내 아지트의 역사 바텐더의 하루 긍정성을 강조하라
홍대앞은 홍익대 앞이 아니다? ‘홍대앞’이 어떤 곳이길래 세상 질서와는 어긋난 듯한 모습으로 종종 화제에 오르는 것일까. 긍정적인 측면에서든 부정적인 측면에서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말일 것이다. 사실 ‘홍대앞’은 어느새 홍대문화라는 이름표를 달고 우리 곁에 와 있다. 홍대문화라고 말하고 나면 자동적으로 인디밴드와 클럽문화라는 단어가 함께 떠오르는 이유는, 그리고 자유, 해방, 비상구 이런 단어들도 세트메뉴처럼 따라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지만 정작 “홍대앞 문화라는 게 도대체 무엇이냐?”고 물으면 제대로 대답을 해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쩌면 바로 이런 현상이 홍대문화의 본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규정할 수 없는 것, 정의내릴 수 없는 것, 틀에 가둬둘 수 없는 것… 이런 것들이 무질서해 보이는 데에서 늘 새로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홍대문화의 힘이 아닐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책은 ‘홍대앞’에서 홍대문화를 실제로 느끼거나 행위하는 사람들의 자기고백적 중얼거림이다. 유명한 사람들이 대단한 문화이론을 가지고 써내려간 책이 아니라 실제로 홍대앞과 연관을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거르지 않고 고스란히 담은 책이다. 그리하여 홍대 인근에 실제로 거주하거나 이곳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사람들, 그리고 지금의 홍대앞 문화가 만들어지기까지 적지 않은 역할을 해온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여론의 잣대로, 혹은 잡지와 각종 언론의 르포 기사에서 외부인의 시각으로 다루어지는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또한 이 책은 ‘홍대앞’이라는 구역을 문화해방지구로 정의하고 문화이론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책도 아니다. 그래서 필자들 중에는 평소에 글을 쓰는 일을 편하게 여기지 않는 필자도 있다. 그들에게서 한 편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무척 지난한 과정이었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솔직하고 꾸밈이 없을 뿐 아니라 육화된 내용이기에 어느새 그들과 읽는 이 사이에 다리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다리는 단순히 그들의 문화가 아니라 독자들 각각의 나름의 문화 속으로 안내한다. 여러 이유들로 인해 옅어지고 있던 문화적 욕망을 건드려주는 것이다. 생존이 아니라 삶을 즐길 수 있는 욕망 말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