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집/삶 집-가족을 공통화하기 / 권범철 주택 담보 정동경제 / 최시현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말하기, 그리고 함께 말하기 / 조형근 불안한 삶과 집: 성소수자가 경험하는 주거 불안 / 김민수 상상된 집 공동체의 아토포스(atopos) : 집 꾸미기/전시하기와 홈퍼니싱 플랫폼의 시장적 전유 비판 / 이해수 코로나19 시대에 ‘집콕’에서 나타난 집의 효용과 의미 변화 / 김성일
동시대 분석 도시 재개발을 둘러싼 문화정치: 개발에서 재생으로, 그리고 재개발로? / 최혁규 집의 영화들: <벌새>와 <남매의 여름밤>에서 정동적 공간으로서의 집-세계 / 박현선 미얀마 쿠데타에 맞선 항쟁은 과거와 무엇이 다르며, 어떤 국제연대가 필요한가? / 홍명교
코로나 통신 다시 봄 / 김계월
텍스트의 재발견 가난한 사람들과 관계 맺기 혹은 연대의 정치는 가능한가 / 정원옥 — 소준철의 『가난의 문법』, 정택진의 『동자동 사람들: 왜 돌봄은 계속 실패하는가』 한국 ‘건축’의 지층 탐사와 남겨진 장들 / 임동근 — 박정현의 『건축은 무엇을 했는가: 발전국가 시기 한국 현대 건축』
이론의 재구성 ‘원자력의 광기’를 넘는 ‘깊은 민주주의’의 희망으로 : 녹색생태사상가 김종철 선생 1주기를 맞이하여 / 오창은
이미지 52일간의 동행 / 정택용
106호 : <집/삶> (책임편집: 권범철·정원옥·천주희 편집위원)
『문화/과학』은 이번 호 특집 ‘집/삶’을 통해 오늘날 집을 둘러싼 현상을 진단하면서 다른 집/삶의 가능성을 찾아보려 한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집에 대한 관심은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그 관심은 대체로 각자가 각자의 집에서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맞춰져 있다. 이때 집은 파편화되고 고립된 삶의 공간에 불과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집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개별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공통의 관심사로 연결하는 일이 아닐까? 이번 특집은 그 연결을 위해 필요한 문제제기로서 기획되었다. 이 기획이 다른 집/삶을 자극하는 촉매가 되기를 바란다. (「106호를 내며: 다른 집/삶을 살아가기」중에서)
[특집]
「집-가족을 공통화하기」 / 권범철 권범철의 「집-가족을 공통화하기」는 부동산으로 수렴되는 집을 교환가치나 사용가치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와 다른 새로운 가치의 측면을 찾고자 하는 사유를 담고 있다. 권범철은 집-가족을 노동 거부를 다스리는 장치로 바라보며, 비/임금노동자들이 상이한 형태의 노동을 통해 어떻게 의존 관계를 형성하며 이것이 제도화되는지 조명한다. 또한 집-가족은 기업-가족의 형태로 전유되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족은 노동력을 생산하는 공장이자 금융기업이 된다는 점에서 비판적으로 검토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가족은 재생산 영역에서 필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가치를 발명하는 것이 요청된다. 권범철은 재생산 노동의 초과를 ‘공통화’(commoning) 개념으로 포착하면서 오늘날 이타적인 행동과 돌봄, 상호 의존이 멈추는 경계로 남아 있는 집-가족의 확장을 사유해볼 것을 제안한다. 이 글은 실비아 페데리치를 비롯하여, 네그리, 하트, 마수미, 한센, 제흐너 등 여러 석학들의 사유를 집-가족의 공통화라는 측면에서 재구성한 것으로, 집-가족을 둘러싼 새로운 문화적 현상을 독해하는 데 유용한 인식론적 틀을 제공한다.
「주택 담보 정동경제」 / 최시현 최시현의 「주택담보 정동경제」는 아파트 청약 당첨 소식을 알려온 지인의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집을 둘러싼 자산화 과정, 청약 열풍,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행운’으로 집이 의미화되는 과정은 모순적이게도 ‘패닉바잉’이라는 공포의 전염과 일상의 금융화를 수반한다. 최시현은 청년세대들의 주택 매수 현상에 주목하며 ‘패닉바잉’ 담론을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한국에서 주택 소유가 어떻게 삶의 금융화로 이어지는지, 가계부채와 ‘영끌’ 담론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는지 밀도 있게 탐구한다. 이 과정에서 영혼까지 끌어 모아야만 가능한 생존의 불투명성과 청년세대의 주택 실천이 교차되는 측면에 주목한다. 이 글의 묘미는 패닉바잉과 영끌 담론의 모순을 필자가 어떻게 파헤치고 드러내는지 살펴보는 데 있다. 최시현은 담론의 측면뿐만 아니라 인터뷰를 통해 청년들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주택 실천에 어떻게 왜 참여하고, ‘전세난민’ ‘벼락거지’라는 종착지로 귀결되는지 보여준다. 이 글에서 정동경제는 ‘투기의 청년화’ 현상에서 주요한 관점을 제시한다. 이는 비단 청년세대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이라는 금융화된 부채를 통해 개인이 어떠한 삶을 상상하고, 구성하며, 또 어떠한 경제와 감각을 만들어내는지 드러낸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말하기, 그리고 함께 말하기」/ 조형근 조형근의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말하기, 그리고 함께 말하기」는 1988년 서울 사당동 철거촌에 거주했던 한 가족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한국 공공임대주택의 역사와 빈곤 문제를 다룬다. 공공임대주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층위의 문제를 정책, 입주자, 중산층 신화, 세대 간 빈곤 재생산 문제 등의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그동안 개발연대, 산업 및 사회정책으로 추진된 공공임대주택 아파트는 빈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추진되었지만, 오히려 빈곤화를 촉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 이유는 한편으로, 단지 집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빈곤의 변수가 작동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 공공임대주택이 ‘중산층 자산 만들기 신화’로 변형되었기 때문이다. 공공임대주택은 낡고 노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에 의해 포괄하는 대상이 넓어지면서 중산층화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정작 주거가 필요한 빈곤층은 입주 자격에서 점점 밀려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민영 아파트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이들이나 분양 전환 임대 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 가치 올리기’라는 단결과 집합행동에서 발언권을 얻지 못하거나 입주자로서 대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된다. 조형근은 오늘날 공공임대주택의 시사점 중 하나로 거주민에게 중요한 삶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물으며, 거주민이 자신의 권리를 발화할 수 있도록 구조를 개선하고, 동시에 함께 말하기라는 윤리적 태도를 통해 공공임대주택을 다시 사유해볼 것을 제안한다.
「불안한 삶과 집: 성소수자가 경험하는 주거 불안」/ 김민수 김민수의 「불안한 삶과 집: 성소수자가 경험하는 주거 불안」은 코로나19 이후, 주거 취약 계층이 경제적 악화와 더불어 비자발적 이주에 노출되면서 주거 불안을 경험하는 것에 주목한다. 여성, 장애인을 비롯해서 사회적 소수자는 주거 취약성에 더 노출되어 있다. 김민수는 특히 성소수자들이 경험하는 주거 불안 경험을 통해 ‘집’을 성의 관점에서 재사유한다. 성소수자는 파트너가 사망하면 임차권을 승계 받을 수 없거나, 법적 성별이 현재 성별과 일치하지 않아 주택 임대차 계약을 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탈가정 청소년의 경우 쉼터에서 성별로 분리되는 입주 과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성소수자의 경험을 통해 주거 불안과 그 양상을 살펴보는 일은 동시에 집과 가족을 사유하는 것이다. 집은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가족 이데올로기가 강하게 작동하는 곳이고, 이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들은 성소수자에게 불안, 긴장, 불편을 야기한다. 반면에 독립한 2030 성소수자는 ‘집을 퀴어링하기’라는 행위를 통해 새로운 가족구성권을 상상하고, 집을 안전한 공간이자 사적인 공간, 독립적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실천을 수행한다. 심층 인터뷰를 기반으로 구성된 이 글은 집과 가족을 ‘퀴어링’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데 있어 유의미한 사유를 제공한다.
「상상된 집 공동체의 아토포스(atopos): 집 꾸미기/전시하기와 홈퍼니싱 플랫폼의 시장적 전유 비판」/ 이해수 이해수의 「상상된 집 공동체의 아토포스(atopos): 집 꾸미기/전시하기와 홈퍼니싱 플랫폼의 시장적 전유 비판」은 도시 유목민으로 살아가는 2030세대 사이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집 꾸미기 열풍에 주목한다.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홈퍼니싱 시장이 확대되고, ‘온라인 집들이’처럼 자신의 집을 소개하고 전시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이해수는 <오늘의 집>이라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러한 현상을 ‘소비하는 자아’의 쇼룸 네트워크라는 관점에서 분석한다. 이는 사적 공간이 쇼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해수는 이러한 현상을 과거 계층을 결정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집을 이해하는 것과 다른 맥락에서 독해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집 꾸미기/전시하기 실천은 내 집 마련의 꿈을 꿀 수 없는 현실에서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고, 전시를 통해 상상된 집 공동체에 속하고 싶은 욕망을 반영한다. 이해수는 이를 시장, 기술미디어 환경에 의해 포획된 욕망이자,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동력이라고 진단하며, 플랫폼을 통해 획일화된 방식으로 재현되는 집 이미지들과 시장적 리듬의 결합이 집을 탈장소화된, 비장소화된 공간으로 만들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 글을, 집 꾸미기를 다른 관점에서 분석한 김민수의 글과 비교하면서 읽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코로나19 시대에 ‘집콕’에서 나타난 집의 효용과 의미 변화」/ 김성일 김성일의 「코로나19 시대에 ‘집콕’에서 나타난 집의 효용과 의미 변화」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집에 머무는 것이 주요한 방역 대책으로 제시되면서 형성되는 사회적 규약을 조명한다. 3밀(밀집, 밀접, 밀폐)을 피하기 위해 제시된 지침은 이것으로부터 거리를 둔 근린환경을 갖춘 주거 선호로 이어지고, 생활방역 거점으로 집의 의미와 기능을 새롭게 규정한다. 이러한 사회적 규약은 집의 의미, 효용 등을 변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다. 김성일은 ‘집콕’을 중심으로, 주택과 주거로서 집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조명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집이 건강, 보건, 위생이 강화된 곳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다른 한편,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이 확산되면서 집의 디지털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집의 효능이 변화하는 것과 동시에 이루어진다. 김성일은 그 변화가 ‘스마트 하우징’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하며, 집이 디지털과 더불어 일, 학습, 문화생활이 가능한 생활방역 거점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을 ‘디지털 코쿠닝(digital cocooning)’이라는 개념을 통해 사유한다. 팬데믹과 함께 변화하는 집의 효능과 의미는 주거 취약계층의 삶을 더욱 위태롭게 하며, 주거 불평등을 야기한다. 그에 따라 이 글은 우리에게 주어진 주거 복지 과제가 무엇인지 탐색하며 마무리된다.
[동시대 분석]
「도시 재개발을 둘러싼 문화정치: 개발에서 재생으로, 그리고 재개발로?」/ 최혁규 최혁규의 「도시 재개발을 둘러싼 문화정치: 개발에서 재생으로, 그리고 재개발로?」는 최근 재개발·재건축 정책과 부동산 열풍을 통해 확인되는 개발주의의 도래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할 것인가를 다룬 것이다. 2000년대 후반 등장한 도시재생 개념이 개발주의의 종언을 고하는 듯 보였지만 대안이 되지 못한 한계를 살펴보고, 지금의 재개발 열풍이 과거 국가 주도의 개발주의나 2000년대의 시장 논리를 우선으로 하는 신개발주의와도 다르다고 분석한다. 최혁규는 다시 도래한 개발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공간주권’이라는 의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집의 영화들: <벌새>와 <남매의 여름밤>에서 정동적 공간으로서의 집-세계」 / 박현선 박현선의 「집의 영화들: <벌새>와 <남매의 여름밤>에서 정동적 공간으로서의 집-세계」는 ‘집’이라는 세계를 새롭게 보여준 두 여성감독의 영화로 김보라의 <벌새>와 윤단비의 <남매의 여름밤>에 주목한다.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집은 타자에 의해 쉽게 허물어질 수 있는 불안을 안겨 주는 장소이거나 근대성의 장소, 상품 또는 욕망의 장소로 재현되었다. 반면, <벌새>와 <남매의 여름밤>은 집-공간을 정동적·관계적 산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박현선은 두 영화가 응시의 신체적 횡단과 재구성, 생태적 잠재성을 지닌 시네페미니즘의 글쓰기 등의 재현 전략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미얀마 쿠데타에 맞선 항쟁은 과거와 무엇이 다르며, 어떤 국제연대가 필요한가?」 / 홍명교 홍명교의 「미얀마 쿠데타에 맞선 항쟁은 과거와 무엇이 다르며, 어떤 국제연대가 필요한가?」는 최근 미얀마 항쟁의 상황을 국내에 ‘번역’하고 우리에게 요청되는 과제를 제시한 글이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저항의 전개 양상을 시간 순으로 돌아보고, 어떠한 정치·경제·사회모순과 국제관계에 의해 쿠데타가 발생했는지, 이번 항쟁이 이전과는 어떻게 다른지 분석하는 한편, 최근 부각되고 있는 ‘밀크티 동맹’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새로운 국제주의가 작동될 수 있는 조건을 모색한다. 홍명교는 이번 미얀마 항쟁에서 보여준 노동조직의 국제 연대 실천을 넘어선 새로운 사상적 실천과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코로나 통신]
「다시 봄」 / 김계월 김계월은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를 청소하고 수하물을 분류해 나르던 아시아나케이오 하청노동자다. 지난 해 봄 회사는 코로나19를 이유로 희망퇴직이나 무기한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은 노동자들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고, 김계월을 비롯한 해고노동자들은 복직을 요구하며 서울노동청 앞에서 현재까지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이 글은 지난 해 봄에서 시작해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 시대 해고노동자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들려준다.
[텍스트의 재발견]
「가난한 사람들과 관계 맺기 혹은 연대의 정치는 가능한가」 / 정원옥 정원옥의 「가난한 사람들과 관계 맺기 혹은 연대의 정치는 가능한가」는 소준철의 『가난의 문법』과 정택진의 『동자동 사람들: 왜 돌봄은 계속 실패하는가』를 함께 다룬 것으로, 저자들이 오늘날 왜 ‘새삼’ 도시에서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에 주목했는지 살펴본다. 두 책은 가난의 문제를 다뤄온 그 동안의 국가 정책과 사회적 해법이 가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가난의 문제에 접근하는 관점과 방식을 바꾸기 위한 새로운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함께 읽는 것이 유의미하다.
「한국 ‘건축’의 지층 탐사와 남겨진 장들」 / 임동근 임동근의 「한국 ‘건축’의 지층 탐사와 남겨진 장들」은 박정현의 『건축은 무엇을 했는가: 발전국가 시기 한국 현대 건축』에 대한 서평이다. 임동근은 이 책이 해방 후 새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한국 ‘건축’의 토대들을 들추어내어, 지층의 형상을 그리는 ‘건축’의 고고학을 시도했다고 평가한다. 그는 건축가가 아니라, 건축이 무엇을 했는지 묻는 이 책이 건축의 사건들을 드러내면서도 수많은 건축 행위들을 ‘건축’에서 지워버렸음을 지적한다. 임동근은 그 여백을 채우는 일을 이 책이 남긴 과제로 꼽는다.
[이론의 재구성]
「‘원자력의 광기’를 넘는 ‘깊은 민주주의’의 희망으로: 녹색생태사상가 김종철 선생 1주기를 맞이하여」 / 오창은 ‘이론의 재구성’에는 오창은의 「‘원자력의 광기’를 넘는 ‘깊은 민주주의’의 희망으로: 녹색생태사상가 김종철 선생 1주기를 맞이하여」를 싣는다. 오창은은 김종철 사후 1주기를 맞아 쓴 이 글에서 그의 녹색생태사상가로서의 삶, 탈핵 사상, 상호부조 경제,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한 ‘깊은 민주주의’의 문제를 두루 살핀다. 특히 이 글은 문학평론가였던 김종철이 녹색생태사상가로 나아가게 된 중요한 계기를 탈핵운동에서 찾는다. 탈핵이야말로 “자본주의의 논리에 갇혀 있는 생활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라는 것이다. 오창은은 김종철의 ‘깊은 민주주의’ 역시 원자력 전문가들의 기술 전체주의를 넘기 위한 대안으로 이해하면서, 그가 주장하는 다른 삶, 즉 녹색사회를 이루기 위해 인간과 자연의 연결을 새롭게 사고하는 통합적 상상력을 요청한다.
[이미지]
<52일간의 동행> 정택용(사진, 글) 106호를 여는 이미지는 사진작가 정택용의 사진과 글을 〈52일간의 동행〉이라는 제목의 포토 에세이로 담았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이어진 투쟁의 여정을 세 명의 인물, 김진숙, 송경동, 백기완을 중심으로 그리고 있는 이 포토 에세이는 싸우는 이들이 거리에 세운 ‘집’과 ‘함께 걷기’가 지닌 활력을 보여준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