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음악의 거장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삶과 음악을 만화 형식으로 풀어낸 위인전기이다. 평소 위인전기나 클래식이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껴졌던 독자라면 만화로 쉽고 재미있게 구성한 이 책을 추천한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체코 작가 레나타 푸치코바는 스웨덴 린드그렌 상 후보에 이름을 올릴 만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그림마다 한 편의 명화를 연상시키는 이색적이고 다채로운 그림들은 자세한 부연 설명 없이도 드보르자크의 삶의 궤적 속으로 우리를 빠져들게 한다. 푸줏간 아들로 태어나 체코 음악을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기까지 평탄치만은 않았던 그의 삶 속에서 기쁨과 비애, 슬픔과 희망의 순간에 이런 모습, 이런 표정을 짓고 있지는 않았을지. 흡사 눈앞에서 보는 듯한 생생한 표정과 몸짓, 시대적 배경까지 아우르는 수준 높은 그림들은 군더더기 없는 글과 맞물리며 드보르자크 삶을 그려 나간다.
당시에는 생소했던 체코 음악을 전 세계에 알린 드보르자크는 우리에게 친숙한 [슬라브 춤곡], [신세계에서] 외에도 40년 넘게 수많은 곡을 작곡하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이어 나갔다. 비올라 연주자로 힘들게 생활하면서도 작곡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는 마침내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지만, 화려한 삶보다는 자연에서의 소박한 삶을 꿈꿨던 음악가였다. 시골 마을 비소카에서 틈틈이 집을 수리하고, 나무를 심는 것이 삶의 낙이었던 그는 따뜻하고 자상한 남편이자 아버지이기도 했다. 자식들과 떨어져 뉴욕 음악원에서 강의하던 시절, 아들 안토닌과 딸 오틸리에와 안나에게 안부를 묻는 따뜻한 편지는 유명 음악가를 넘어 아버지로서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 준다.
본 책의 각 장 제목 옆에는 드보르자크가 쓴 악보 일부분을 실었고, 책 뒷부분의 찾아보기에는 다양한 음악가와 음악 용어 등을 이해하기 쉽게 소개했다. 해당 작품의 음원을 들으며 이 책을 읽으면 훨씬 진한 감동을 느낄 것이다.
이 책은 2013년 체코 골든 리본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만화로 보는 드보르자크의 삶과 음악]은 [프라임 체코] 시리즈 중 첫 번째 책으로 코메니우스, 마사리크, 얀 후스, 카프카 등이 출판될 예정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