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를 구하러 그들이 왔다. 팔기군! 오늘날 절대 강자인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유럽이 뭉치고, 러시아와 중국이 자존심을 내세우고, 인도와 아랍세력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찾아가고 있는 이 때,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팔기군은 통일 신라 이후 한반도에 국한시켰던 우리 민족사의 공간에, 고구려의 방계 역사인 여진의 역사를 끌어들였다. 여진족은 고구려가 망하자 곧 바로 발해를 세웠으며, 발해가 망한 후에는 금나라를 세워 중국 본토까지 점령하였으며, 징기스칸의 몽고족이 기세를 누그러뜨리자 누루하치가 세력을 모아 후금(나중에 청나라)을 세우고 잃어버렸던 고구려의 고토는 물론 중국 본토까지 점령하였다. 우리들 가슴 속에 지워진 고구려라는 나라가 준 의미를 우리는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속에 있는 여진족, 그것은 고구려였다는 사실. 다음으로 생각해볼 문제는, 우리 나라 역사에서 폭군으로 규정지어진 광해군이라는 인물이 명과 청이라는 두 개의 절대 강자가 존재하는 시대에 어떻게 대처하였는가 하는 문제이다.
동인과 서인의 분쟁이 가속화 될 무렵 예학자로 남아있던 송익필(구봉)의 집에 동인 출신의 이산해가 방문한다. 그는 여진족인 니탕개의 반란이 일어나자 당시 병조판서였던 이율곡이 임금에게 아뢰지 않고 군사를 움직였다며 항의하였던 자신의 문하인 허봉 등이 귀양간 사실에 분개하여, 이율곡의 친한 벗이었던 송익필의 도움을 받아 율곡을 폄하하려 한다. 하지만 서자 출신인 송익필은, 평생을 자신을 차별하지 않고 벗으로 대해준 율곡을 배반할 수 없다며 이산해의 청을 거절한다. 그러자 이산해와 함께 온 이이첨은 송익필의 집안 내력을 들추며 송구봉을 협박하는데, 이 때 구봉의 제자로 내금위에 근무하던 조혼이 나서 그들의 협박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그러나, 결국 송구봉은 이이첨의 핍박을 피해 도망을 가고, 그 사이 송구봉의 지시를 받은 조혼은, 처음에 율곡의 제자였다가 이산해 휘하로 들어간 정여립을 반란 세력으로 몰아 이산해에 대한 반격을 펼쳐 동인 세력들을 파멸로 몰아넣는다. 그런데, 광해군의 세자 옹립문제로 서인들이 다시 권력을 잃고, 이산해는 영의정까지 올라 송구봉은 피신생활을 계속해야했고, 조혼은 함경도로 쫓겨간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함경도에 있던 조흔은 식구들의 안위가 걱정되어 부하들을 이끌고 한양으로 내려오던 중, 서인 출신의 명장 신각을 만나 게재 전투에 참여하여 대승을 거둔다. 임란 최초로 관군이 승리를 거둔 싸움이었다. 승리 후 신각은 조정에 싸움의 결과에 대한 장계를 올렸는데 뜻밖에도 조정의 반응은 한양을 사수하라는 명령을 어겼다며 오히려 전공을 세운 신각을 사형에 처한다. 조혼은 이때 이 전쟁이 단순히 왜군과 조선군의 싸움을 넘어서서, 전쟁을 이용한 동인, 서인간의 파벌싸움임을 간파하고 부하들을 이끌고 그 자리를 떠난다. 그가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아들 내외가 사는 집이었지만 그들은 이미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었고, 젖먹이 어린 손자만 살아있었다. 조혼은 정여립의 난 때 도움을 준 각설이 패 장승에게 뒷일을 맡기고 어린 손자를 데리고 자신을 따르는 부하들과 함께 잠적해 버린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난 뒤 조선 조정은 광해군을 둘러싼 정쟁이 끊이지 않는다. 광해군이 비록 세자로 책봉되긴 했지만, 명나라의 주청이 없어 세자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없다며 영의정 유영경을 비롯한 소북파의 세력들은 계비 김씨 소생의 어린 영창대군을 세자로 세우려는 음모를 꾸민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광해군을 도와준 사람들이 동인 출신의 대북파인데, 이들을 대표하는 사람이 송구봉과 조혼을 파멸로 몰았던 이이첨이었다. 그는 광해군의 등극을 위해 갖은 술수를 다 사용하여 결국 선조 임금이 죽은 후 광해군이 즉위하게 된다. 그러나, 무려 20여 년에 걸쳐 명나라의 주청을 받지 못하고 있던 광해군은 왕이 되었지만 여전히 명나라의 주청이 없어 왕위가 불안하였다. 이 때 이이첨은 조선 왕조 사상 처음올 뇌물을 사용하여 광해군의 주청을 받아낸다. 왕이 된 광해군은 권력 강화를 위해 이이첨을 중용하는 한편 북쪽에 큰 세력으로 등장한 후금을 견제하기 위해 박엽을 등용하여 그와 모든 군사적인 일을 상의하며 조선을 안정시켜 나가는데...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