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난이대 2. 흰 종이 수염 3. 전차 구경 4. 일본도 5. 삼십이 매의 엽서 6. 준동화 7. 노은사 8. 여제사
질곡의 역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굳세고도 강건한 생명력
하근찬의 중, 단편을 모았다. 짧은 단문으로 건조하게 엮어낸 그의 이야기는 무섭도록 어둡고, 사실적이다. 질곡의 역사를 살아 온 소박한 사람들의 한 많은 삶이 마치 눈 앞에서 펼쳐지는 듯 하다. 하지만, 하근찬은 단지 시대의 수난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토록 괴롭고 고통스러운 이야기임에도, 우리는 그 안에서 절망하되 무너지지 않는, 굳세고도 강건한 생명력을 엿볼 수 있다. 책의 제목과 첫 머리를 장식하는 [수난이대]는 그러한 생명력이 건조하게, 또한 그렇기에 더더욱 진실되게 드러난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에서 다리를 잃고 귀향한 아들이 팔이 없는 아버지의 등에 업혀 개천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장면은, 상처 입은 사람들이 한데 엉겨 붙어 질곡과 고난을 극복해 온 것을 드러낸 시대의 편린이자, 하근찬이 일생을 통해 추구해 온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수난이대]부터 [내 마음의 풍금]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 된 [여제자]까지, 8개의 작품을 통하여, 치밀하고 굳건하게 때로는 아름답게 세상을 바라 보았던 하근찬의 작품세계를 눈 앞에서 그려 본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