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윤리학은 과학기술이 초래한 윤리적 문제들을 다루는 데 있어서 한계와 무능력을 보인다. 과학기술이 인류의 행위능력을 급격히 증대시킴으로써 과학기술을 매개로 한 인간의 행위는 그 영향력의 파급 범위가 ‘지금’, ‘여기’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으로 ‘미래’, 공간적으로 ‘전 지구’로 확대된다. 그리고 행위의 결과가 시․공간적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의도와 행위와 결과의 함수관계가 매우 복합적이고, 행위의 결과나 부수적 결과를 적절히 예측하기도 힘들다. 기존 윤리학이 전 지구적 위기에 대한 인류의 도덕적 감수성을 무디게 만들고, 문제의 해결에 한계를 보이는 주된 이유는 바로 이런 점이다. 그렇다고 기존 윤리학의 대체윤리로서 거시윤리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윤리학은 미시영역에서는 여전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도덕판단의 원리로서 작동된다. 그러나 환경, 생명, 평화, 국제 정의, 정보 등 거시영역에서는 거시윤리이론이 더 유효하고 적절하다.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은 때로는 대립관계이고 때로는 상호보완관계일 수 있다. 현미경과 망원경의 용도가 다르듯이 윤리 연구에서도 미시윤리의 영역과 거시윤리의 영역을 구분하자는 것이다. 거시적 영역과 주제를 거시윤리적 관점에서 접근할 때 문제해결의 방법이 보다 명료하고 적절하기 때문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