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글_아침마다 쌀 씻는 여자들 / 이숙경
들어가면서_덜거덕 덜거덕 행복을 꿈꾸는 부엌
1. 외로운 부엌
2. 웃기는 세상
3. 햇살 가득한 부엌
이 책의 필자 일곱 아줌마는 인터넷 사이트 <줌마네>(http://www.zoomanet.co.kr)의 ‘내공 프로그램’에서 만난 이들이다.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한 서운함과 칭찬받지 못한 억울함, 존중받지 못한 서러움 들이 돌멩이로 뭉쳐 숨어 있는 여자들의 속내. 여자들이 살아온 삶은 여자들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하지만, 여자들 안에 묵직한 ‘돌멩이’가 하나씩 있다는 건 이상하게도 서로 비슷하다. 1999년 몇몇 여자들이 이 돌멩이를 꺼내고 ‘행복한 웃음’을 웃어보자고 만났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 몇몇을 불러 모아 조금씩 잘라내고, 부수고, 때론 거기에 조각도 해가면서 자기 안에 있는 ‘힘’을 찾아가는 과정을 만들었다. 그 ‘힘’을 만들어주기 위해 내공 프로그램이 마련한 것은 자유기고가 과정이며 이 책의 필자들은 그 내공 프로그램의 자유기고가 과정을 차근차근 밟은 3기 필진이다. 혼자서 속 끓이고 타인에게 주눅 들었던 삶은 사양한다. 사이버 공간에서 비슷한 상처를 보듬어주고 서로의 성감대를 자극하면서 이들의 내공은 착실히 쌓여갔다. 이제 부엌은 그녀들을 초라하게 만드는 공간이 아니고, 혼자 따돌림당하는 밀폐된 장소도 아니다. 그들은 부엌을 모든 식구들에게 나눠주기로, 부엌일의 당당함을 세상에 외치기로 맘먹었다.
<밥 펴! 안 퍼!>는 아줌마들이 속 시원히 속내를 털어놓은 시원하고 유쾌한, 어록이 있는 에세이다. 사회생활이 아니라 가정생활에서 잔뼈가 굵은 프로 주부들이 세상사, 가정사, 인생사에 대해 이야기한 글 모음집으로, ‘전업주부’가 대접받지 못하는 시대에 평범한 아줌마들 스스로 자신들의 가치를 찾고자 팔 걷어붙이고 이야기 마당을 펼쳐놓았다. 부엌 한 귀퉁이에서 혼자 구시렁대지 말고 부엌 문을 열고 세상 속으로 나와 사람냄새 나게 살자고 다짐한 일곱 아줌마들의 유쾌한 반란의 기록이라 할 만하다. 그렇다고 끼리끼리 모여 신세한탄이나 하거나, 부엌을 폐업한다는 식의 선언적인 반란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거창하게 여성학 개론을 들이밀 생각도 없다. 이들은 모든 식구와 온 세상에게 열려 있는 부엌, 남편과 아이들과 세상을 요리하는 행복한 부엌을 꿈꿀 뿐이다. 그들의 자리는 여전히 식구들을 위한 따뜻한 부엌에 머물 테지만 이제는 식구들 배만 부른 부엌이 아니라 주부의 마음도 함께 부른 부엌, 유쾌하고 행복한 사랑이 잉태되는 부엌을 함께 만들어나가길 기원한다. 여기, 그 화목한 공존의 부엌을 위해 세상을 향해 먼저 손 내민 아줌마들이 있다. 그들이 그리는 살맛나는 부엌으로 남편과 아이들, 세상 사람들을 초대한다.
중고단행본
멀티플라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