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특별한 스승
형님 / 머슴 / 한석봉 어머니 / 세차 아주머니 / 우유 아주머니 / 간호사 / 시골의사
제2장 내가 바칠 것은 무엇인가
체온 / 정성 / 혼(魂) / 꿈 / 요람에서 무덤까지 / 진심
제3장 삶과 전쟁
연(鳶) / 한고개 / 의도(醫道) / 삶의 전환점 / 새로운 좌표
제4장 나를 키운 사람
야망을 가지라던 거창고 전영창 교장선생님 / 두경부외과의의 길을 걷게 해주신 주양자 선생님 / 학문의 길을 가르쳐 주신 신홍수 교수님 / 열정을 일깨워 준 현진해 교수님 / 숲을 보게 해주신 박효길 부회장님
제5장 나를 미치게 하는 사람
외길을 가는 사람 / 꿈을 보여주는 사람 / 길을 열어주는 사람 / 삶의 자극을 주는 사람 / 아픔에 동참하는 사람
제6장 나를 울린 사람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 여대생 / 두경부 외과의의 한계를 알려 준 환자 / 의사보다 더 훌륭한 환자 / 고난의 길을 일깨워 준 환자 / 의사에게 원죄를 준 환자 / 음성재활의 꿈을 심은 회장님
제7장 병과 마음
암보다 더 무서운 마음의 암 / 큰 의사보다 큰 병원 / 질병의 가르침
제8장 미쳐야 행복해진다
후학들이 가야할 길 / 선생을 깨우치자 / 지뢰밭을 옥토로 만들자 / 조직에 의존하지 말고 변화시키자 / 일에 미친 사람의 실수는 시행착오다 / 남을 배려하고 나누자 / 한 번 시작한 일은 끝장을 보자 / 아랫사람에게 감동을 주자 / 낭만을 가진 지식인이 되자
고려대의대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주임교수와 고려대 안암병원 부원장, 안산병원 원장을 지내고 현재 관악이비인후과 대표원장으로 있는 최종욱 박사(60)가 쓴 수상록.
지난 30여 년 세월을 학문연구와 후학양성에 전념해 온 최종욱 박사는 흔히 말하는 ‘일에 미친 사람’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처럼 일에 미친 사람들은 직업을 떠나 존경한다. 24년 째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날마다 새벽 네 시면 나와서 세차하는 아주머니와 우유배달을 하는 아주머니를 스승님으로 모실 정도다.
두경부 외과수술은 고난이도를 요구하는 수술이다. 그래서 대학병원과 대형종합병원에서만 수술하고 있는데 비해 최박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의원에서 수술을 하는 외과의로 무한책임 속에서 이들 병원보다도 더 많은 두경부 암환자들을 수술하고 있다. 또 그는 전국의 모든 이비인후과 의사들에게 갑상선 내시경을 전수해 이비인후과 영역을 갑상선까지 확대시키기도 했다.
저자는 매우 특이한 의사다. 자신에게 수술을 받고 살다가 운명한 사람은 경기도 이내의 경우 반드시 조문을 가고 그 외 지방은 향 값을 보낸다. 또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연(鳶)을 의사가 된 후로도 날리며 이 연을 통해 세상을 떠난 환자들과 영혼의 교감을 나누는 ‘연 날리는 의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가난이야말로 자신을 지켜주는 혼(靈)이라고 생각한다. 달동네가 많은 봉천동에 개원을 한 것도 가난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 강단에서부터 의사도 가난할 수 있고 가난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라고 말해왔다. 의사가 가난을 두려워하게 되면 전문가로서 프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사의 꿈은 화려하기보다 소박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그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들은 어쨌든 혜택 받은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너무 이기적이고 타인과 사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한다.
지난 1991년 그는 남한산성이 속해 있는 도립공원 청량산의 산골짜기들을 4남매의 자녀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었다. 국가가 관리하는 이 유산은 사고팔 수도 없으며 대대손손 자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정신적인 유산이기 때문이다. 이점만 보더라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하고 남을 것이다.
‘자신이 돌았다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은 단지 일에 미친 사람일 뿐이며 자신이 돌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면서 돌았다고 하는 사람이 진짜 돈 사람’이다.
가식만 쌓인 싸늘한 삶은 아무리 많은 것을 가져도 불행할 수밖에 없으며, 불같이 열정적으로 살면서 시행착오도 겪고 지뢰밭 앞에서도 용감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낭만이 있고 사랑도 있다고 말하는 최종욱 박사. 그의 꿈은 세상을 더 바꾸고 싶은 것이다.
가식만 쌓인 싸늘한 삶을 살 것인가, 불같은 열정으로 아무도 가지 않는 지뢰밭을 걸어갈 것인가. 이 양자택일의 요구 앞에서 독자들의 고민은 분명 깊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