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이철용의 작품은 산업화와 개발독재의 그늘에 가려진 도시 변두리 소외계층의 삶이 주된 관심사였다. ||^어둠의 자식들||^, ||^꼬방동네 사람들||^ 과 같은 작품을 통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일찍이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대담한 현장성과 사실성, 그리고 문제의 핵심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으로 묘파해 냈었다. 이 작품 ||^10시간||^은 이철용 문학의 제2기를 선언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천민자본주의의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21세기 한국사회의 성 풍속도를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극명한 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려내고 있다. ||^성||^문제가 주요 테마가 되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모순이 그곳에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본의 가속도에 휘둘려 끝없이 쾌락을 향해 질주하는 현 단계 한국사회의 허구와 병리를 적나라하게 사실적으로 폭로하고 있다. 또한 소설적 재미도 놓치지 않고 있다. 성 실태 고발서이기 때문에 성교 장면이 가감없이 노출되고 있으며 재미난 신조어도 탄생시켰다. 발가락, 손가락처럼 몸에 붙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남자의 성기를 ||^몸가락||^, 여성의 성기를 ||^몸틈새||^, 성교는 ||^몸 틈새후비기||^로 묘사하고 있으며, 제목 10시간은 남자들이 50년 동안 섹스를 하고 사정을 할 경우 평생동안 총 사정시간이 10시간이라는 것이다. 세태 고발과 재미를 교묘히 추구한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하나의 화두를 던져 준다. ||^진정 우리의 성상품문화를 치유할 길은 없는 것인가?||^. 작가는 전직 국회의원이라는 부담을 안고 직접 두 발로 뛰면서 보고 느낀 것을 세상에 알렸고 또한 이를 통해 정책입안자 등 모든 국민이 이제는 성상품문화에 대한 주의 깊은 성찰을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