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해결이 아니다
무엇이 테러리즘이고, 누가 테러리스트인가
살기 위해 죽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
그들은 말했다
인생이란
예술이란
아랍이란
썼고, 쓰고, 쓸 것이다
전쟁과 독재를 견딘 이라크 작가들
너의 현실이 나의 현실인가
친구여, 마음에도 국적이 있더냐
비폭력은 폭력보다 강하다
아바야 속의 아랍 여성
전쟁보다 어려운 평화
민족문학작가회의 대표로 이라크 전쟁에 파견된 작가 오수연의 보고문
[아부 알리, 죽지 마]는 소설가 오수연 씨가 민족문학작가회의 이라크 파견작가이자 한국이라크반전평화팀의 일원으로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 가서 보고 느낀 전쟁의 기록이다. 전쟁의 고통을 겪고 있는 민간인 편, 즉 군대의 반대편에 선 ‘종민從民 작가’로서 바라본 전쟁과 폭력, 현실과 이상, 개인의 인권과 민주주의, 억압에 대한 투쟁과 비폭력, 전통의 수호와 남녀평등 등등에 대한 작가의 문제 제기와 모색이 담겨 있다.
바그다드에 공습이 시작된 지난 2003년 3월 20일, 작가는 팔레스타인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지원하는 평화운동단체 국제연대운동에 합류하여 팔레스타인 난민을 위한 평화시위에 참여하였고, 이스라엘군에 대한 저항 의식이 뜨거운 발라타 난민촌과 수상 관저마저 주저앉은 라말라, 이스라엘 군대와 정착민에 위협당하는 헤브론이나 트웨니 마을, 나블루스 등을 찾았다. 또한 아무 때나 수시로 폭탄이 떨어지는 자발리아 난민촌, 불도저에 파괴당하고 있는 칸유니스 난민촌 등지에서 무도한 이스라엘군과 목숨을 건 저항이 일상인 팔레스타인인들의 실상을 보았다.
그리고 4월 18일부터 6월 중순, 그리고 한국에 잠깐 들어왔던 기간을 제외한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작가는 이라크에 있었다. 이라크에서는 혼란 속의 바그다드, 티그리트, 키르쿠크, 바스라 등 이라크 전역을 다니며 전쟁 직후의 의료 구호사업을 도왔고, 미군의 총칼 아래 신음하는 이라크 민간인들과 여러 계층의 인사들을 만났다.
죽은 테러리스트 청년 ‘지하드’의 가족들이 이스라엘군 탱크로부터 보복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팔레스타인 나블루스의 난민촌 집에서 공포의 밤을 지새웠으며, 이스라엘이 지은 ‘인종차별Apartheid 장벽’ 검문소 앞에 줄지어 서서 인생의 삼분의 일을 모욕적으로 허비해야 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만났다. 빈민가를 찾아다니며 구호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불발탄이나 폭탄 파편에 부상당한 전쟁의 2차 피해자들 또한 숱하게 보았다.
오랜 동안 사담 후세인 독재 정권에 신음해 온 시민들의 삶을 보았으며, “조국의 병균이고 질환”이었던 사담 정권이 무너진 것을 환호하는 사람들과 반대로 분노하는 시민들도 만났다. 그리고 이라크의 치안 유지는커녕 공포에 질려 시민들 앞에 총을 들고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는 미군들의 모습도 확인했다.
이처럼 [아부 알리, 죽지 마]에는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가난한 자치 진료소에서, 굴욕을 강요당하는 검문소 등지에서 작가가 만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 이야기가 담겨 있다. 더불어 상식과 도덕을 지닌 작가로서의 진지한 고민과 문제 제기를 던지며 “역사 이래 전쟁과 폭력으로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는데, 더 이상 반복할 이유가 없다. 전쟁과 폭력 아닌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만 한다”는 견해를 전하고 있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