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을 열며
추천사
제 1장 ... 향신료, 그 깊고 은밀한 유혹
제 2장 ... 원시 재료의 맛
제 3장 ... 어느 백만 달러 짜리 식사
제 4장 ... 자전거 도둑과 바게트
제 5장 ... 내 접시 위의 칼로리
제 6장 ... 부엌에 가면 소리가 난다
제 7장 ... 달콤한 소화불량, 드라마틱한 부패
제 8장 ... 세상의 모든 룰로부터 일탈하는 짜릿함
제 9장 ... 아침을 0.5그램 더 가볍게 여는 방법
제10장 ... 생선에 관한 어느 슬픈 동화
제11장 ... 토론토로 간 일본 스시와 한국 갈비
제12장 ... 모든 요리는 한 가지 맛으로 기억된다
제13장 ... 채식주의자의 비애
제14장 ... 어느 육식주의자의 곤란함
제15장 ... 영양소 과잉 시대
제16장 ... 엄마들의 거짓말
제17장 ... 모든 접시엔 코드가 있다
제18장 ... 명품은 시간을 두고 빛난다
제19장 ... 그들을 키운 건 8할이 미각에의 탐닉
제20장 ... 사랑도 음식도 한 박자 천,천,히.
제21장 ... 사랑의 궁합 음식의 궁합
제22장 ... 식탁 위의 야릇한 상상
제23장 ... 뉴욕스토리
"너 모모 레스토랑의 모모라는 음식 먹어 봤니?"
요즘 젊은 여성들 사이엔 값 꽤나 나가는 근사한 레스토랑 경험하는 것이 무슨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때 남들과의 대화로부터 소외되지 않기 위해 고가의 명품 핸드백을 경쟁적으로 사들였던 것처럼 혹은, 그럴듯해 보이기 위해 유명 브랜드의 향수 서너 개쯤은 기본으로 소장하고 다녔던 것처럼 말이다. 이런 추세를 증명이라도 하듯 시중엔 고급 레스토랑의 스페셜 메뉴만 따로 모아 소개하는 책자가 쏟아지고 있는가 하면, 일부 여성들은 외국의 유명 잡지나 영화를 통해 알게 된 음식들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해외 여행까지도 전혀 부담스러워 하는 기색이 없다.
바야흐로 어떤 음식을 먹고 얼마짜리 음식을 식탁에 올리는 지, 하는 문제가 그 사람의 신분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코드로까지 통하는 시대다. 하지만 아쉽게도 날로 식성은 고급화되고 미각은 섬세해지고 있다지만 식탁 위에서 연출되는 풍경은 다만 촌스러울 뿐아다. 음식을 놓고 신경을 집중하는 일이란 그저 음식의 가격이나 따지고, 음식 맛이 좋다느니 혹은 나쁘다느니 하는 식의 푸념을 늘어놓는 게 전부인 것을 보면.
기실, 저마다의 음식에는 혀끝으로 감지되는 맛 이상의 이야기가 숨어 있고, 값으로는 따질 수 없는 고유의 가치가 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을 한낱 '미각 충족용'이나 '신분 과시용' 정도로만 여기고 있으니 홀대도 이런 홀대가 없다. 올해로 10년 차인 방송작가 녹슨금이 음식문화 교양서를 한 권 쓰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된 건 바로 이것으로부터 출발한 일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 저마다의 이면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퍼 올림으로써 단지 먹는 것으로만 인식했던 음식을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하자는 것이다. 방송작가 특유의 재기발랄한 시각과 유달리 잡학에 강하다는 직업적인 장점을 심분 발휘하고 있어 기존의 음식문화 교양서와는 전혀 다른 재미와 교약을 선사한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