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백 년 동안 어둠 속에 묻혀 있던 비밀을 풀어라!
진주성으로 현장학습을 간 장신이와 은우는 진주성 절벽에서 마주친 수상한 사람들의 흔적을 쫓다, 이상한 동굴로 굴러 떨어집니다. 그 동굴 벽에는 알 수 없는 한문들이 쓰여 있고, 아주 오래된 칼이 놓여 있습니다. 하루 만에 가까스로 동굴에서 탈출한 장신이와 은우는 그럴 듯한 거짓말로 부모님과 친구들을 속이지만, 결국 똑똑한 친구 다해에게 들키고 맙니다.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고 동굴로 되돌아간 삼총사. 동굴 벽에 쓰인 한문을 베껴 적는 중에, 다해는 붉게 바래인 그 글씨가 누군가가 손가락의 피로 쓴 것임을 짐작합니다. 아이들은 은우 외할아버지의 도움으로 동굴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됩니다.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사백 년 전, 왜군이 두 번째로 진주성을 공격했을 때입니다. 한 소년이 어두운 동굴 속에 숨어 칼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소년의 할아버지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칼을 왜군들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 동굴 속으로 보낸 것입니다. 며칠이 지나도, 아무도 소년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소년은 자기가 그대로 죽더라도 칼을 왜군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동굴 벽에 피로 글씨를 남겼습니다. 며칠 뒤 장신이와 은우는 처음 동굴에서 본 수상한 사람들이 도둑들이며, 칼을 비롯한 동굴 속 보물들을 일본에 팔아넘기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동굴에서 흔적을 발견한 도둑들 때문에 위험에 빠진 장신이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고비를 넘기지만,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사백 년 전 동굴에서 죽어간 소년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결국 동굴 속의 칼을 일본에 넘겨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장신이와 은우는 도둑들을 막기 위해 다시 한 번 비밀의 동굴로 달려갑니다.
우리 것을 우리 힘으로 지키는 삼총사, 정의로운 마음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이야기
《비밀의 동굴》에 등장하는 장신이와 은우, 다해는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입니다. 처음 동굴을 발견한 것도, 동굴의 비밀을 풀고 싶어 한 것도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호기심은 커다란 용기가 되고, 나쁜 어른들로부터 우리 문화재를 지키려는 마음으로 이어집니다. 그것은 바로, 동굴 속에서 죽어간 소년 때문이었습니다. 지루한 옛날이야기가 싫어 박물관을 뛰쳐나간 장신이와 은우는 동굴과 칼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되자, 소년의 죽음에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역사’는 우리와 똑같은 소년이 과거에 겪은 일이며, 책 속에 잠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에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이 책 속에서 칼은 과거와 현재 아이들의 마음을 이어 주고, 임진왜란이며 진주대첩처럼 이미 알고 있던 역사를 생생하게 되살립니다. 그리고 칼을 지키려는 아이들을 통해 문화재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합니다.
2006년 7월 25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김시민 장군의 ‘공신교서’의 회수를 알리는 고유제가 치러졌습니다. 《비밀의 동굴》의 배경인 진주대첩에서 뛰어난 공을 세우고 전사한 김시민 장군의 공을 기리고 후손들에게 상을 주기 위해 선조가 내린 문서입니다. 김시민 장군 공신교서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유출되어, 백 년 가까이 일본 땅을 떠돌았습니다. 나라를 지킨 김시민 장군의 넋을 두 번이나 일본에게 빼앗겼던 셈입니다. 결국 빼앗긴 문화재를 되찾은 것은 국민들이었습니다. 국민 모금 운동을 통해 모은 1억2천만 원으로 일본의 한 고서점에서 김시민 장군 공신교서를 되찾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습니다. 김시민 장군 공신교서는 국민들의 힘으로 되찾은 최초의 문화재로서, 나라 사랑하는 마음과 문화재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김시민 장군 공신교서에 모아진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은, 《비밀의 동굴》에 등장하는 삼총사와 닮아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이 책을 통해 우리 것을 스스로 지키려는 마음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 두 번째, 세 번째 문화재를 되찾는 힘으로 커 가기를 바랍니다.
비밀의 동굴에서 만난 열두 살의 죽음, 사랑, 모험, 정의
말썽꾸러기지만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장신이, 뚱뚱하고 호기심 많은 은우, 예리하고 똑똑한 다해. 비밀의 동굴을 발견한 삼총사 앞에, 상상도 못했던 어려움들이 펼쳐집니다. 동굴에 빠진 장신이와 은우는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봅니다. 제법 의젓하게 가족을 걱정하고, 지난 일을 후회하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친구의 오해 때문에 속을 끓이고, 친구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씁니다. 같은 반 친구들 사이에도 갈등이 있습니다. 더 인기가 많은 아이를 시샘하고, 편을 갈라 싸우기도 합니다. 늘 아이들에게 진실하라고 가르치는 어른들의 전혀 다른 행동에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동굴 벽을 기어오르는 것보다 어려웠던 것은, 칼이 일본으로 가는 것을 모른척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삼총사는 안전한 길보다는 옳은 길을 선택하는 정의로운 마음을 지켜 냅니다. 동굴 속의 칼을 지켜 낸 것처럼 말입니다. 이 책에는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열두 살 동갑내기들의 고민과 감정들이 담겨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흥미진진한 모험을 따라가며 죽음과 사랑, 모험, 정의라는 익숙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모험을 마친 삼총사처럼, 조금 더 깊어진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