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면서 | 김정현
미중 분쟁과 한반도의 선택 | 한승동
팬데믹 상황에서 글로벌화 위기와 ‘중국방안’ | 원톄쥔
기후정의법이 아니면 그만두라 | 한재각
왜 공공농업을 이야기하는가 | 이무진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포스트모던 애니미즘 | 요네야마 쇼코
[특집] 학교는 문명전환의 동력이 될 수 있을까
문명 대전환을 위한 교육혁명 | 심성보
학교 없는 대안교육, 어디 없을까 | 박민형
컴퓨터, 희극적이고 위험스러운 교육도구 | 로웰 몽크
대학, 그리고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대항문화 | 닉 콜드리
[특집] ‘김종철 이후’를 위한 소고
다시 생각하는 김종철 선생님 | 명 진
김종철과 프란츠 파농의 탈식민주의 | 정희진
참다운 과학적 태도로부터―오직 만물의 형제일 권리 | 김주현
사라져가는 세계와 詩人 | 윤철호
[시]
지구온난화 외 1편 | 동 명
모서리의 빛 외 1편 | 박형준
수인 외 1편 | 황규관
[연재]
시대와 소설(9)/해방은 어떻게 오는가 | 김남일
민중의 이름으로(6)/현대의 과두제―기업과 정부 | 이보 모슬리
소로에게 보내는 편지(4) | 나희덕
[서평]
살림으로 가는 길 | 장병윤
《망쪼 든 세상 그래도 기리버서》
추출적 경제에서 민주적 경제로 | 이상헌
《모두를 위한 경제》
지금의 선택에 모든 것이 달렸다 | 정규석
《대한민국 녹색시계》
근대화와 몸의 착취에 대하여 | 유해정
《절멸과 갱생 사이》
표지 사진_이상기후로 집을 잃은 방글라데시 여성(2007년 12월 13일 촬영, 옥스팜)
8월 9일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경각심의 수위를 더욱 높인 메시지를 발신했다. ‘매우 심각한 위기상황’을 피하기 어렵다는 발표인데, 기후위기에 대한 세계의 미지근한 정치적‧사회적 대응을 고려했을 때에 충분히 예상되었던 결과이다. 아무튼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를 앞두고 각 정부가 탄소배출 감축목표와 그 목표를 향한 구체적 이행경로를 제시해야 할 압박은 더할 나위 없이 커졌다. 기후위기는 인류문명의 지속가능성에 제동을 거는, 결코 회피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지만, 그러나 이제는 협소하고 근시안적인 관점에서도 미룰 수 있는 안건이 아니다. 무엇보다 우선 농업생산이 이상기후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는 측면에서 그렇지만, 극단적 기후현상으로 살 곳을 잃거나 목숨을 잃고 있는 인구가 해마다 상당하게 증가하고 있고,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통상규칙들로 인해 ‘탄소발자국’을 줄여야 하는 국가와 기업, 또 자기 몫의 책임과 부담을 져야 할 개인들도 기후위기를 ‘먹고사는 문제’로 체감할 날이 임박해 있다.
많은 식자들은 지금 인류가 맞이하고 있는 위기는 단순한 환경위기도, 통상적인 정치적‧경제적 위기도 아닌 문명적 위기라고 말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가공할 생태적 위기나 에너지 및 자원의 고갈은 실은 양극화, 불평등, 도농격차, 인구감소, 실업, 시민사회와 공동체의 붕괴 등의 사회적 위기들과 뿌리를 같이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이 모두가 자본주의 산업문명이 끝나감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이고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 하나, 문명적인 전환이다. 다시 말해서, 정치‧경제(금융 및 산업) 부문의 구조적인 전환은 말할 것도 없고, 근대문명을 뒷받침하고 유지하는 가치, 제도, 관습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역시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녹색평론》은 1991년 창간 이래 이번 2021년 9-10월호에 이르기까지 180권의 책을 통해서, 한마디로 규정한다면 ‘자멸적’이라고나 해야 할 산업문명을 근저에서부터 묻고, 우리가 문명적 위기를 직시하고 행동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제도 및 시스템상의) 구조적 장애물은 물론 사상적, 철학적 장애물 역시 돌파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줄 지식, 지혜, 실험, 아이디어, 이야기들을 꾸준히 찾아서 소개해왔다.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이번호에서는 특히 “학교가 문명전환의 동력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보고자 노력했다. 그 이유는 지금과 같은 ‘장기 비상시대’(하워드 쿤슬러) 속에서 인류사회가 합리적인 선택과 결정을 내리고, 정의롭고 인간적인 경로를 통해 공동체의 좋은 삶을 가져오는 일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진정한 민주주의를 구축하는 일이 필수적이며, 민주사회의 토대는 자유의지와 도덕, 주체적 판단력을 갖고 있는 시민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