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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청년, 달려가면서도 읽어라
사랑의 문을 열며
성스러운 교회 - 혼전순결, 동성애. 교회 안에 억눌린 성을 살며시 꺼내보다
사랑의 종교를 넘는 사랑 - 믿지 않는 이와의 사랑 때문에 아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교회의 문을 열며
우리네 교회 갈림의 이야기
- 박형룡 vs 김재준 / "교회엔 교파가 왜이렇게 많아?"라고 질문하는 이들에게
도올이 던진 돌 - 구약폐기론으로 한국 교회를 뒤흔든 도올 김용옥을 쪼개어보다
이단 떽! 이노옴! - 이단과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네 이야기
사회의 문을 열며
한국 교회의 화려한 휴가
- 민주화 운동으로 불타던 시절,한국 교회의 어르신들은 왜 전두환을 위한 조찬기도회에 참석했을까?
교회, 국회에서 SHOW를 하다 - 교회 밖 스무살내기 청년의 눈으로 본 교회 안 정치는?
개독교, 개開독교 - 욕을 먹고 있는 교회, 이제는 열려져야 한다
청년, 한국 교회를 말하다
- 9명의 청년들이 거침없이 말하는 한국 교회 선교
이 책은 한국 교회에 대한 세 가지 질문을 다룸으로,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믿음이 지배하는 한국 기독교판에서 믿음의 '실체'를 찾아나선다.
첫 번째는 사랑에 관한 질문이다. 기독교가 사랑의 종교라고 하는 데에는 다른 종교인들도 이견이 없다. 그러나 그러한 사랑을 오늘의 한국 교회가 얼마만큼 고스란히 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랑’의 범위는 매우 넓고 추상적이어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젊은이들의 사랑, 성의 문제로 국한시켰다. 민감한 부분인 만큼 한국 교회의 지혜로운 대처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살피지 않고는 기독교의 믿음은 여전히 추상적으로만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두환 정권 아래 펼쳐졌다고 하는 이른바 3S(Sex, Sports, Screen 또는 Speed)정책은 대중을 3S로 유도함으로써 대중의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끌어, 지배자가 마음대로 정치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이 때 프로야구가 출범했고, 이를 기점으로 변강쇠 시리즈와 뽕시리즈가 극장가에서 연일 대박을 터뜨렸다. 대중들은 억압되어오던 성에 자유로움을 느꼈고, 그 자유의 확산은 오늘날까지 이르러 ‘혼전순결’이라는 가치를 이미 고대 경전에서나 어울릴법한 단어로 만들어 버렸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한국 교회는 세상이 성적으로 타락하고 있다고 판단하였고, 교인들을 순전하게 지키는 것을 또 하나의 목적으로 삼았다. 한 때 순결서약서라는 절차가 교회의 청소년, 청년들을 대상으로 유행하였고, 이는 여러 가지 수치로 보아 어느 정도 효과를 본 듯하다.
그런데 문제는 성이 개방화 되는 속도에 비해서 대부분의 한국 교회는 그것에 적정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중파 드라마에서는 결혼 전 성관계를 맺는 장면이 반듯하게 방영되고 있는데, 교회의 가르침은 여전히 수세적이기만 하다. 그러다 보니 이 부분에 있어서 성과 속, 사회와 교회의 구분이 명확해져 버렸다. 그리고 이것은 본의 아니게 육체의 순결에 집착하는 현상을 초래하고야 말았다.
혼전순결의 가치가 아무리 좋다 할지라도, 그것이 성과 속을 나누고, 의인과 죄인을 구분하는 데에 이용된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교회의 음지 안에 있던 성 담론을 양지로 불러들이는 조심스러운 작업이 첫 번째 장 <사랑의 문을 열며>에 다루어져 있다. 이와 연관하여 더 깊게 들어가 동성애와 관련된 부분도 함께 다루어 보았다. 현재 대부분의 기독교에서는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고 있다. 동성애가 죄인가에 대한 의문의 제기는 ‘죄가 아니라는 것’을 주장하기 위함은 아니다. 다만 ‘죄’의 여부를 떠나서 한국 교회가 그들을 품기 위해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있고, 열려있는지를 살펴 반성하고, 진정한 예수 따르미 교회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사랑’하면 빼놓을 수 없는 주제는 결혼이다. 많은 연인들이 결혼이라는 로맨스의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기독교는 기형적이게도 여자의 비율이 평균 7대3의 비율로 월등하게 많은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교회에서는 “불신자와 결혼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교리화시켰다. 더 나아가 일부 목사들은 여성청년의 3분의 1은 혼자살기로 결심하고 헌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울은 믿지 않는 사람과 함께 멍에를 메지 말라는 편지를 쓰지만, 믿지 않는 사람과 결혼해 그를 믿는 사람으로 만들라고도 한다.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할지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기에서는 과연 불신자와 결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인지에 대해서 묻는다. 이러한 교리 또한 성과 속을 구분하고, 순결에 집착하는 데에서 오는 결과는 아닌지 살펴본다.
두 번째는 교회에 관한 질문이다. 교회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예배드리고 교제하며, 구제에 힘쓰는 공동체이다. 그런데 인간이 모여 있는 곳인지라,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두 번째 장 <교회의 문을 열며>는 “왜 같은 하나님을 믿으면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사회의 사람들은 교회의 모습을 보며 예수를 상상하고 하나님을 그려본다. 때문에 교회의 책임감은 인간 공동체 그 이상의 모습을 감당해야 하는 운명이다. 실제로 구한말 한국에 뿌리내린 교회 공동체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소망의 종교였고, 희망이었다. 선교사들의 피흘림과 목사의 헌신 아래, 교회는 곧잘 예수의 모습을 그려냈었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어떤 모습으로 교회를 그려가야 할지 혼란스러운 눈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 교회에 날아온 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구약폐기론을 주장한 도올 김용옥이다. 그는 교회가 교리주의, 율법주의가 되어가고 있고, 이러한 구약주의를 버리고 진정한 예수의 가르침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를 받아들이는 한국 교회의 반응은 냉담하다. 그를 이단 혹은 엉터리 성서해석자라고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교회 밖 인사가 교회를 향해 쓴소리를 한다고, 그것이 다 사탄 마귀의 소리는 아니다. 교회가 교회답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은 인간의 공동체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잘못된 부분은 살펴 고쳐야 함이 더욱 교회다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는 도올 김용옥이 던진 돌에 짜증만을 내고 있다. 「도올이 던진 돌」에서는 왜 도올은 한국 교회를 향해 돌을 던질 수밖에 없었는지, 그 돌을 집어 들고 찬찬히 살핀다.
「우리네 교회 갈림의 이야기」에서는 한국 교회 내부로 시선을 돌려, 많은 사람들이 ‘교회는 무슨 종파가 그리도 많냐?’는 질문에 대해 살핀다. 이에 대해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물론 이 장에서도 그에 대한 정확한 답을 제시하진 않는다. 그것은 유익하지도, 유쾌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대신 교단분열의 현장을 그려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 공동체의 분열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인간의 인간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같은 하나님을 믿으나 다른 목소리를 내는 그 현장을 드려다 봄으로써, 다름을 통해 분열된 교회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는 요즘 “이단들이 더 잘하고 있네”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단이 설립한 학교의 장학금, 사회복지, 유학지원 제도 등은 일반 대학교들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잘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통일교의 경우 북한에 자동차 공장을 지어주고, 다방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문선명의 생가를 복원하는 등 그 활동의 폭이 세계적 수준을 자랑한다. 교회는 자신들이 감당해야 할 일들을, 이단들에게 조금씩 빼앗겨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눈치다. 이러한 현실에서 그들과 말을 섞지 않고, 멀리 떨어져 지켜보고만 있는 것이 능사일까.
이단에 대처하는 교회의 입장은 정교하고 실제적으로 정립되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초대교회를 들여다보는 많은 교회 사학자들은 당시의 상황은 ‘힘 없으면 이단’이 되는 현실이었다는 것에 동의한다. 오늘날 이단이라는 스티그마는 한 사람과 공동체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제거하는 힘을 발휘한다. 때문에 그들을 정죄하기에 앞서 ‘조심스러움’과 ‘단호함’의 균형감각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살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단?? 떽! 이노옴!」은 우리 주변에 이단들이라고 일컬어지는 이들을 공부함으로써, 그 살핌에 한 발짝 다가선다.
세 번째 장 <사회의 문을 열며>는 사회와 기독교의 관계를 조명한다. 조선 사회에 들어와 뿌리 내린 한국 기독교는 남녀평등, 인권, 교육 등 많은 선한 일들을 사회에 제공함으로써 사랑을 받았다. 3.1운동을 비롯한 많은 항일 운동에 기독교 지도자들을 빼면 역사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당시의 기독교는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소망의 종교로 자리 잡았다. 또한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반도에 기독교 국가와 단체들의 구호물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다. 그러나 한국전쟁의 트라우마는 그렇게 쉽게 치유되지 못했다. 서북지방이니 서울지방이니, 경상도니 전라도니, 뿌리 깊은 지역갈등은 한국전쟁을 전후로 폭발하였고, 사람들은 각기 다른 경험과 이념으로 나누어졌다. 그것은 한국 사회에 많은 혼란을 초래하였다.
혼란의 시기마다 소망의 역할을 감당했던 기독교역시 사회와의 결별을 맞이하게 되었다. 한국 사회와 기독교의 친밀한 관계는 어긋나기 시작했는데, 특히 「한국교회의 화려한 휴가」에서는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해 목숨을 잃어간 민중들을 등지고, 고급호텔에서 전두환을 위한(?) 조찬기도회를 하던 교계 지도자들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 당시 많은 젊은이들이 실망을 하고 교회를 떠났다. 교회가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배신감을 안겨줬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장은 이러한 비판이 과연 타당한가를 깊이 들여다봄으로써 21세기 사회와 교회의 건강한 관계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일반 사회인들, 기독교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기독교 단체의 정치참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사학법 재개정 반대를 위한 목사들의 삭발과 설교도중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한국 교회의 모습을 보고 많은 네티즌들은 욕설에 가까운 비판을 하고 있다.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라면 교회 밖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래서 「교회, 국회에서 Show를 하다」에서는 기독교 단체의 정치 현장에 대한 비기독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이 글을 통해서 사회와 어떻게 대화하여야 하는지, 어떤 모습이 사회를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다. 우리민족이 힘들 때마다 소망을 불어넣어 주었던 한국 교회의 모습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비기독인도 인정하는 상식의 울타리 안에서 교회는 사회와 소통해야 하는 것이다.
이래저래, 개독교가 되어버린 우리 기독교는 포위되어 버린 초식동물처럼 공황상태에 빠져들었다. 사회와 소통하지 못하고 외골수길이 ‘예수의 좁은길’인줄 알고 일방통행만을 한 결과다. 실제로 예수는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서 여성은 물론이고, 세리, 창녀, 불치병자, 이방인, 그들의 처지와 신분에 상관없이 그들과 어울렸다. 종교지도자들의 “저 사람은 마구 먹어대는 자요, 포도주를 마시는 자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라는 손가락질을 감수한 것이다. 사회와 소통하지 않는 한국 교회를 향한 손가락질은 예수의 그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라는 것이 오늘 기독교를 개독교로 만든 원인일 것이다. 도대체 언제 어디서부터 사회와의 대화를 두려워하고 불편해 하게 된 것일까? 어떻게 다시 말문이 트일 수 있을까? ‘개독교, 開독교’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