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를 전후해 불이 붙기 시작한 창업 및 재테크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창업 및 재테크 붐은 경제구조의 변화, 기업 구조조정의 지속과 함께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큰 창업 아이템은 무엇일까'에 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 창업컨설팅 분야의 선구자인 이형석 한국사업정보개발원장은 최근 출간된 그의 창업에세이 {대한민국에는 성공할 자유가 있다}에서 향후 유망한 창업 아이템으로 복권방·손뜨개 전문점·와인 바(bar)·메이크업 카페·페디큐어(발 미용 전문점), 스무디(smoothies, 생과일 전문점) 등을 꼽고 있다. 또한 외국 아이템으로는 최근 일본 여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에 부쩍 열풍을 몰아오고 있는 루즈삭스(loose sacks, 약간 헐렁한 양말)에 대해, 그 귀추를 한번쯤 지켜볼 만한 토픽이라고 귀띔하고 있다.
이형석 원장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창업 컨설팅 분야를 개척한 프론티어로서, 우리나라 산업분류표에 '창업 컨설팅'이라는 항목을 새로 집어넣은 주인공이다.
우리나라는 얼마 전 IMF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모범적인 국가로 전세계의 칭송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기업계의 구조조정은 현재 진행형이고 실업자 수가 조금 줄어들었을 뿐 여전히 취업의 문은 바늘구멍만큼 작다. 은연중 지속되는 기업의 부도 또는 합병으로 인해 젊은 직장인들은 매우 큰 불안감에 시달리며, 그로 인해 자기 사업을 펼치고 싶어하는 풍조가 암암리에 깔려 있는 게 사실이다. 바로 이와 같은 관심, 즉 '소자본 창업'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이때, 적은 비용으로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는 책이 바로『대한민국에는 성공할 자유가 있다』이다.
이 책은 전체 320쪽으로 이루어진 만만치 않은 분량 속에 저자가 15년 간 경제 현장에서 경험한 폭넓은 노하우가 구체적으로 녹아 들어가 있다.
책의 구성은 <1. 현장에서 배운다> <2. 돈이 흘러가는 길목> <3. 외국에서 미리 본 유망 업종> <4. 우리는 이방인> <5. 꿈은 이루어진다> <6. 뜬구름 잡지 않으려면> <7. 상담하면서 얻은 교훈> <8. 이것만 알아도 앞서간다> <9. 장사꾼이 아닌 사업가로 태어나라> 모두 9개의 장으로 되어 있고, 각각의 장마다 창업 컨설팅 초기에 만났던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가 손에 잡힐 듯이 설명되어 있다.
이 책에는 이형석 원장이 컨설팅 과정에서 상담을 해준 총 50여 명의 사례가 들어가 있다. 이 가운데에는 성공의 축배를 든 사람도 있고, 실패의 쓴잔을 마신 사람도 있다. 이들은 창업 상담 초기에 한결같이 묻는다. "원장님, 창업해서 성공하는 방법이 무엇입니까? 지름길이 있으면 알려주십시오."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지름길은 없습니다. 성공의 왕도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욕심내지 않고 성실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면 성공의 문턱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성공한 창업자들을 분석한 글을 읽다 보면, 독특한 사업의 노하우를 짐작할 수 있다. 예컨대, 동반 여성 없는 남자는 출입 금지인 신촌의 한 낙지집(상호명 : 아저씨네 낙지찜)을 살펴볼 때, 창업자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의 신선미를 느낄 수 있다. 여성들을 동반하면 조용히 식사와 술을 즐길 수 있어 격조 높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테이블 회전율이 높아져 매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경기도 장흥에 있는 밀리터리 레스토랑, 일본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자 위생사가 있는 남자 목욕탕 등 실제 주변에 있는 업소들을 사례로 들어 주변 입지와 업종의 선택, 그리고 서비스와 내부 시설 등으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짧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창업 아이템을 선택할 때 무엇보다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트렌드 이전 시기를 토픽(topic)기, 이후 시기를 트래드(trad-ition)기로 정의한다. 이를 도식화하면 '토픽기 트렌드기 트래드기'의 흐름으로 소비 행태나 업종 진화를 설명한다. 여기서 트래드란 토픽과 트렌드기를 거치면서 검증을 마치고 안정기에 접어든 업종을 말한다. 따라서, 성공하고자 한다면 트렌드기보다는 토픽기에 창업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반인들이 경기 변화를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도 재미있다. 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한다.
- 브래지어가 잘 팔리면 불황을 예고한다.
- 치마 길이가 짧거나 밝은 색상이 많다면 호경기요, 칙칙하고 어두운 색상이 많고 치마 길이가 길어지면 불경기다.
- 카지노나 도박, 점성술, 복권이 성행하면 불황을 예고한다.
- 취업 정보가 잘 팔리면 불황 예고요, 주식 정보가 잘 팔리면 경기 회복 조짐이다.
어떤가? 최근의 우리나라 상황과 비슷하지 않은가? 이 책은 '창업으로 돈을 버는 법'을 알려주는 경제 실용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 이형석 원장의 인생 철학이 담겨 있는 책이기도 하다. 쉽게 돈을 벌려고 한다거나 돈 버는 것이 최우선의 목적이 되다 보니 수단과 방법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단순히 정보만 정리한 것이 아니라 휴머니즘을 담아냈다는 것이다. 이른바 '휴머메이션(Humanism+ Information) 에세이'인 셈이다.
저자는 성공하는 사람의 자세에 대해, 인생이란 연습이 없는 것이라며 프로페셔널로 가기 위해서는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는 열정과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 믿음은 참(眞)에서 오며 가슴으로 말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또한 첫째, 끊임없이 학습할 것을 권하고 있다. 연구하는 자세가 성공을 만든다는 것이다. 둘째, 도전 속에 성숙이 있으므로 끝없이 도전할 것을 권한다. 셋째, 완벽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넷째, 메모하고 사후 체크할 것을 권한다. 다섯째, 피드백을 활용하여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숙지할 것을 권한다. 여섯째, 자신의 캐릭터를 분명히 할 것을 권한다. 누구보다도 프로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저자는 독자들 모두가 제대로 된 프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 책에는 총 30여 컷의 재미있고 알기 쉽게 구성한 일러스트가 있어 읽는 맛을 더해 주고, 실제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분야별 정보를 좀더 빨리, 다각적으로 얻을 수 있는 각종 사이트를 소개하고 있어 큰 장점을 갖는다. 그리고 미국에서 '스튜디오 진저21(STUDIO GINGER21)'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중인 케런과 샌드라가 각각 표지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을 담당해, 세련되고 날렵한 본문 레이아웃에 기여를 했다.
총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목차만 보아도 책의 내용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전체적인 경제 시장을 바라보는 법, 잘나가고 있는 창업 사례, 또 외국에서 본 유망 업종, 실패할 수밖에 없는 창업 사례 등 소기업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 한 권으로 창업에 관한 모든 알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나아가 성공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