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인 Fujihara Kazuhiro는 인생을 2번에 걸쳐 재출발(Restart)한 독특한 인물이다. 그는 동경 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리쿠르트에 입사해 30세까지 그야말로 성공의 가도를 달린 톱 비즈니스맨. 하지만 그는 40세에 샐러리맨을 그만 두고 연봉직 계약 연구원으로, 다시 46세에는 지역 사회의 학교 교육 분야에서 새로운 무대에 서려고 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오늘날과 같은 “평균 연령 80세 시대”에서는 인생은 45세부터 다시 시작이 가능하다고 강변한다. 예전과 같이 회사에서 60세 정도에 정년을 마치고 난 후에 인생이 마감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그는 정년을 마치고도 살아가야 할 20여 년 정도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는 동시에 인생의 재시작을 위한 설계에 충실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급변하는 국제 경제 상황과 기업들의 생존력 향상을 위한 구조 조정의 압박 속에서, 그는 더 이상 회사라는 조직에 신념 없이 맹목적으로 봉사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또한 가정에서도 더 이상 ‘아버지는 가족의 대들보다’라는 식의 구시대적 환상에 사로잡혀 무의미한 희생으로 스스로를 무력하게 만들지 말라고 충고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회사나 가족이라는 한정적인 틀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신을 위한, 자신이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는 인생을 설계할 것을 이 시대의 샐러리맨들인 아버지들에게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성공적인 인생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커뮤니티(COMMUNITY)에로의 귀환 역시 단순히 지역 사회에 대한 봉사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말하고 있는 커뮤니티 속에서의 인간은, 더 이상 자신의 삶의 주체가 아닌 맹목적인 샐러리맨을 지양하고 자신을 위한 일을 할 수 있는 시민으로써 자신의 인생을 말 그대로 ‘신나게’ 영위하는 인간상을 말하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커뮤니티는 지연에만 국한된 연결 고리가 아니다. 저자의 말대로 공통의 흥미를 위주로 한 흥미‘연(緣)’과 뚜렷한 지향점을 가진 목표‘연(緣)’ 등으로 그 범위가 확산되어 가고 있다. 저자는 그 안에서 단순히 이 메일이나 휴대 전화로 주고받는 것과는 다른 동일한 테마에 대해 진지하고 깊은 COMMUNITION의 교환을 통해 비로소 신뢰 깊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의 사고 능력을 퇴화시키는 매스 미디어의 정보 과다를 경고하는 동시에 인간 자신의 가치를 매도하는 눈에 보이는 모든 허울을 벗어 던지고,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능력(Personal Power)를 가지고 커뮤니티 안에서 진정으로 자신을 위한 인생을 설계하는 것이 근사한 인생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저자는 또한 눈에 보이는 회사명이나 직함 등의 허상이 남기는 것은 50년도 가지 않을 허망한 기억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간관계의 네트워크나 자신이 주체적으로 설계하는 삶의 방식이 진정으로 자신이 쌓아 가는 캐리어라고 주장한다. 회사에서 주는 얄팍한 명함이 아닌 자신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네트워크와 능력이 인간이 계속해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역동적인 힘, 즉 진정한 자신의 캐리어라는 것을 자신과 지인들의 실례를 들어 역설하고 있다.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샐러리맨들의 인생을 두세 배 정도는 즐겁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사회에 진출하지 않은 예비생들에게는 인생의 지향점을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훌륭한 가이드 역할을 해 줄 것이고, 치열한 생존 경쟁의 한복판에서 힘겨워하는 현역 샐러리맨들에게는 직장 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지침서인 동시에 자신의 남은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설계해 보는 흔치 않은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이제 현역에서 물러나야 하거나, 물러나 있는 예비역 샐러리맨들에게는 지나간 자신의 생활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되어줌은 물론 앞으로 살아가야 할 노년의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어드바이스가 되어줄 것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