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서문
글머리에
01 판문점 만찬의 정치 쇼
“밥 먹었어?”는 한국인끼리의 전통적인 인사다
정치적인 메뉴로 가득 채워지다
정주영(鄭周永)의 소고기까지 등장
문재인은 오뎅을 냈어야 옳았다
비빔밥으로 남북통일
02 김정은의 냉면은 어째서 검었을까?
기껏해야 냉면, 그래도 냉면
서울의 평양냉면집에 몰려든 인파(人波)
냉면은 남북 분단의 상징
검은색 판문점 냉면의 수수께끼
수타(手打) 냉면은 없다?
‘고난(苦難)의 행군(行軍)’과 평양냉면
03 트럼프에게 먹인 ‘독도(獨島) 새우’의 모략
문재인의 고자질 디너 외교
누구도 몰랐던 ‘독도 새우’
반일 메뉴의 무대 뒤쪽
도가 지나친 외교의 나쁜 장난질
위안부 할머니까지 동원된 한미 디너
맛은 뒷전이었던 정치적 메시지
04 박근혜는 ‘혼밥’ 탓에 쫓겨났다?
박근혜와의 기적적인 점심식사
박근혜에게 선사한 음식 에세이
마리 앙투아네트가 된 박근혜
고고(孤高)하게 ‘혼밥’을 지킨 이유
‘마녀(魔女) 사냥’으로 추방되다
식사 초대받지 못한 아베의 한(恨)?
05 백두산 찾은 문재인의 심모원려(深謀遠慮)
국빈(國賓) 문재인이 중국에서 혼밥
평양의 혼밥에 분노한 한국인들
평양에서 냉면 먹다가 야단맞다
제주도는 김정은 혈통의 비밀
귤과 송이버섯의 남북 정치
06 한국인들 사이에 ‘혼밥’이 늘었다
한국에서 ‘규동(牛丼)’이 고전한 이유
이제는 라멘이 일본통(日本通)의 증거
‘혼밥러’란 무얼 하는 사람?
폭탄주(爆彈酒)는 군인 문화의 흔적
혼밥을 못해 암살된 대통령?
07 청와대 식사 초대에서 왕따(!) 되다
대통령이 바뀌면 음식 문화도 바뀐다
김대중과 호남 요리 전성시대
우스꽝스러웠던 부산 ‘회 엑스포(EXPO)’
음식으로 노무현에게 이긴 이명박
연말이면 전개되는 대통령의 세밑 정치
‘대통령의 밥’ 때문에 보복당한 구로다 기자
08 한국 정치 1번지, 광화문의 식사 풍경
광화문을 차지하는 자, 한국을 차지한다
회전초밥집에서 대통령이 나올 뻔?
광화문의 음식에서 한국 정치를 점친다
노무현에게 쫓겨난 기자들
광우병(狂牛病) 패닉의 원인
09 개성(開城)떡에 스민 망국(亡國)의 한(恨)
개성(開城)상인은 왜 생겨났는가?
한국 요리의 ‘견각(見覺)’ 변화
임금님 목을 물어뜯는 한 맺힌 음식
환상적인 향토(鄕土) 음식
왜 김치가 빨갛게 되었는가?
고추는 반일(反日)의 대상이 아니다?
10 보신탕을 멀리하는 한국인이 늘었다
국제문학상을 받은 한국 소설
채식, 거식(拒食)으로 이어지는 개고기 트라우마
내부 붕괴되는 보신탕 문화
개고기 요리의 두 가지 오해
‘개새끼’는 엄청난 차별적 표현이다
정계 중진은 왜 보신탕을 즐겼나?
11 김일성이 고깃국에 매달리는 까닭
‘하얀 쌀밥에 소고기국’이 국가 목표
북한에서는 쌀을 가축에게 먹인다?
‘위안부에게 먹였다는 국물’의 진상
한국인의 강장(强壯) 신앙
김정일이 뽐내는 ‘대동강 숭어’
금강산의 송이버섯 구이
탈북자 레스토랑에 정치적 여파(餘波)
12 반미(反美)와 무관한 굴욕의 부대찌개
미군이 남긴 음식에서 생겨나다
반미·애국을 압도한 음식 문화
주한 미군사령부 스테이크는 권력의 맛?
하숙집 밥상에 올라온 카레라이스의 감격
일본제 양식인 ‘경양식(輕洋食)’의 대유행
미국 문화가 한국과 일본에 미친 영향
13 반일(反日)·애국에 흔들리는 음식 문화
한국은 닭고기 요리 왕국이다
‘개의 날’에는 닭고기를!
반일(反日) 언어 사냥의 희생이 된 ‘닭도리탕’
반일에 이긴 ‘낫토’와 ‘와사비’
‘정종(正宗)’ 사라지고, ‘사케(酒)’ 뜨다
북에서는 ‘벤또’, 남에서는 ‘도시락’
14 김치도 비빔밥도 어깨의 짐이 무겁다
김치와 비빔밥은 한국인의 혼(魂)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와 김치
일본 대사(大使)와 미국 대사의 차이
김치 애국주의의 편협(偏狹)
일본제 김치에 대한 집요한 공격
비빔밥의 세계화와 테러
‘비빔밥과 위안부’ 합작의 수수께끼
맺는말
한국의 역사는 밥상에서 이루어진다!
최고참 주한(駐韓) 외국기자가 파헤친 ‘밥’과 ‘한국정치’ 이야기 《문재인의 혼밥 박근혜의 혼밥》(336페이지, 1만8000원, 구로다 가쓰히로著, 조갑제닷컴)이 출간됐다. 2019년 봄 일본에서 발간된 《韓めし政治学(한국 밥의 정치학)》의 한국어판이다.
저자인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기자는 한일(韓日) 관계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 입바른 소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인으로, 한국 언론은 종종 그의 발언을 ‘망언’으로 소개하기도 한다. 저자는 해방 이후 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기자 활동을 계속해온 외국인으로서 “한반도의 정치를 알고 싶거든 식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한다. 《문재인의 혼밥 박근혜의 혼밥》은 구로다 기자의 그 체험적 기록이다.
재미있는 것은 저자가 밝힌 집필 계기이다. 한미(韓美) 정상회담 만찬에 등장한 ‘독도 새우’가 구로다 기자로 하여금 이 책을 쓰도록 마음먹게 했다는 것이다. 구로다 기자는, ‘독도 새우’가 일본 관련 문제를 미국 대통령에게 어필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자질 외교’라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런 식재료(食材料)까지 용케 찾아냈구나!’ 하는 정치적 집념에는 놀람과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정상끼리의 만찬 메뉴에 당사국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흡사 모략(謀略) 비슷한 ‘정치적 공작(工作)’을 벌이는 것은 세계의 정상 만찬회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우리라. 게다가 그걸 한국의 국내 여론도 기꺼워하면서 즐기는 분위기였다. 도대체 왜들 이러는 것일까?>
혼밥을 먹지 않아 살해된 박정희, 혼밥만 먹어 정치적으로 살해된 박근혜
또 한 가지 흥미를 끄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에 대한 저자의 관점이다. 부녀지간인 두 역대 대통령 모두 ‘밥’ 때문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해석이다.
<박정희는 측근과의 회식 자리에서 암살되었다. 혼밥이었더라면 살해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박정희는 결국 혼밥을 먹지 않아 목숨을 잃었던 셈이다. 혼밥을 먹지 않아 살해된 아버지 박정희와, 혼밥만 먹어 정치적으로 살해된 딸 박근혜. 실로 절묘한 대비(對比)가 아닌가! … (중략)
박근혜는 ‘단절과 고립’을 뜻하는 ‘불통(不通)’으로 일컬어진 정치 스타일로 비난을 받았다. 그것이 혼밥과 겹쳐지면서, 그 전통적이랄까 부정적인 낡은 이미지에 의해 한층 매도당했다. 바로 ‘마녀사냥’이었다. 그러나 혼밥을 즐기게 된 한국인들은, 더 이상 박근혜의 혼밥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저자는 이 책이 결코 한국의 미식(美食) 소개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가 40년에 가까운 한국생활에서 체득한 일상적 음식 기행이기는 하지만, 그 이상으로 음식을 통한 한국·한국인론(論)이며 특히 ‘음식과 정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본의 대표적 지한파(知韓波) 인사이자 ‘한반도 관찰자’의 눈으로 바라본 ‘음식을 통한 한국·한국인론(論)’ 《문재인의 혼밥 박근혜의 혼밥》은 우리가 몰랐던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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