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글
추천의 글 - 자연은 자연이 정화한다(최재천)
글머리에 - 당신이 남긴 음식쓰레기 누가 먹나요?
1부 지렁이 상자 만들기
01_ 지렁이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02_ 우리집 어딘가엔 지렁이가 살아요
03_ 지렁이들도 방이 필요해요
04_ 지렁이 침대, <깔개>도 만들어 주세요
05_ 퇴비지렁이를 기르세요
06_ 지렁이가 새끼를 낳았어요
07_ 지렁이 식구 수는 무게로 세어 보세요
08_ 지렁이 상자 완성하기
2부 지렁이퇴비 수확하기
09_ 우리집 음식쓰레기 지렁이가 다 먹어요
10_ 우리집 애완동물은 지렁이랍니다
11_ 알아두면 좋은 지렁이 상식
12_ 퇴비를 만드는 지렁이의 친구들
13_ 지렁이퇴비로 텃밭을 가꿔요
14_ 재활용으로 상큼한 주방을 만들어요
후기_ 우리집 정원에는 지렁이가 몇 마리나 있을까?
지렁이 상자 기록표
참고할 만한 지렁이 도서
용어설명
참고문헌
찾아보기
그림 찾아보기
책을 옮기며 - 지구의 건강을 염려한다면 지렁이를 기르세요(마용운)
흙을 부수고 기름진 땅을 만드는 지렁이들이 자연의 서식지에서 수행하는 능력에 착안해 집안에서 지렁이를 기르며 음식쓰레기를 퇴비로 만드는 방법과 원리를 소개하는 지렁이 퇴비화의 길잡이 책. 지렁이가 사는 지렁이 상자(집) 만들기, 먹이 주기, 지렁이의 새끼 낳기, 지렁이퇴비(분변토)로 화분 식물과 텃밭 가꾸기 등에 대해 저자가 수십 년간 체험하고 연구한 내용을 누구나 실천할 수 있도록 쉽고 체계적으로 담았다. 세계 60개 나라에서 읽힌 지렁이 퇴비화의 고전.
“집에서 그 징그러운 지렁이를 기르다니! 왜?”
어쩌다가 집안에서 지렁이의 집을 지어주면서까지 사육하게 된 일일까? 흙과 그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이 없는 도시의 음식쓰레기통은 골칫거리이다. 잘만 썩히면 음식쓰레기는 화학비료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품질 좋은 고급 거름이 된다. 그러나 도시 삶에서는 퇴비 만들 땅 한 평 가질 수 있기는커녕 더 이상 매립지에 묻을 수도, 소각장에서 태울 수도 없는 형편에 이르렀다. 정부가 시행한다는 음식쓰레기 가축사료화도 썩 효과적이지 않다. 그래서 결국 지렁이 몫이 된 것이다.
음식쓰레기를 지렁이에게 먹이로 주면 값진 퇴비로 되돌려 받을 수 있다. 그냥 갖다 버리는 일에 비하면 귀찮더라도 각자 집안에서 지렁이를 기른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도 지키고, 비용도 아끼고, 멀리 가지 않고도 경이로운 자연 세계를 접할 수 있다. 악취 나는 음식물도 가리지 않고 먹는 줄지렁이들은 낚시용 미끼로 쓸 수도 있다. 며칠씩 집을 비울 때도 지렁이 기르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조용한 애완동물로 삼기에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렁이를 기르는 일은 지렁이들이 살아야 할 땅과 낙엽과 퇴비 더미 대부분을 차지하고 사는 인간들의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갚는 길이 아닐까?
이렇게 지렁이가 자연 서식지에서 수행하는 능력을 이용해 부엌의 음식쓰레기를 퇴비로 재활용하려는 것이 곧 지렁이를 기르는 이유이다. 책은 지렁이의 역할과 유익함에는 공감하지만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는 ‘지렁이 퇴비만들기’의 상세한 원리와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지렁이가 살아가는 환경과 먹이를 주고 애완동물을 기르듯 조금씩 신경을 써주면 이내 자연의 섭리대로 집안의 지렁이 퇴비화 상자는 작동하게 된다.
이를 두고 책을 감수한 서울대 생명과학부 최재천 교수도 추천사에서 “자연은 우리의 작은 노력으로 우리 곁에 한 걸음씩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며, 그럼으로 해서 나와 자연이 함께 모두가 속해 있는 자연을 정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구태여 멀리 여행하지 않더라도 지렁이로 퇴비를 만드는 일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라고 권한다. 그의 말처럼 “대단한 결심이 없어도, 큰 환경단체에 가입하지 않아도, 많은 이들이 모이지 않아도 조촐하게 가정에서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지렁이를 기르는 이유인 것이다.
지렁이들은 평생을 쉼 없이 낙엽과 동물의 똥, 분해 중인 각종 유기물들을 먹어치우고 검고 흙내가 나는 기름진 흙, ‘분변토’를 배설해 땅속 생명의 씨앗을 키우고 살을 찌운다. 또 토양층을 뒤섞으며 땅속으로 신선한 공기와 영양 물질을 순환시켜서 살아 숨 쉬는 땅으로 만드는 주인공도 지렁이들이다.
이처럼 서식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한 지렁이 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땅을 뒤섞으며 주로 땅속에서 사는 땅지렁이류(Earthworkers)와 가축 배설물, 음식쓰레기와 같은 유기물질을 분해하며 퇴비더미에서 살아가는 퇴비지렁이류(Composters)가 그것이다. 음식쓰레기의 퇴비화를 담당할 지렁이들은 줄지렁이나(학명: 아이시니아 페티다) 흙에서도 잘 사는 붉은지렁이(학명: 룸브리쿠스 루벨루스)와 같은 퇴비지렁이 종류가 적합하다. 마당이나 텃밭을 파서 흔히 볼 수 있는 지렁이는 땅지렁이들로, 이들 대부분은 퇴비화 상자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도시에서 지렁이를 구하는 쉬운 방법은 낚시용품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미끼로 파는 지렁이들 대부분이 줄지렁이들이다. 저자는 정확한 학명에 따른 지렁이 분류법을 익혀야 지렁이를 키우는 재미는 더 배가된다고 한다.
내게 필요한 지렁이 종류를 습득했다면 지렁이를 기르는 목적에 따라 지렁이 상자의 모양, 크기, 재질은 다르게 결정한다. 물론 사육 방법도 조금씩 다르다. 책에서는 낚시용 미끼 생산, 식물에 줄 숙성된 지렁이 분변토 생산, 지속적으로 지렁이와 지렁이퇴비를 생산하려는 목적에 따라 먹이와 온도, 수분 관리법과 수확법, 분변토와 지렁이퇴비의 이용법, 지렁이 상식을 소상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 지렁이를 기르면서 해충의 피해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을 위해 음식물의 퇴비화에 동참하는 톡토기, 애지렁이, 쥐며느리, 응애 등 지렁이 상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생물들에 대한 이해와 안전성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알려준다. 지렁이를 공격하는 지네와 육식성 플라나리아 말고는 모두 유익한 순환자들이라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다.
지렁이들이 살 집은 플라스틱통을 이용하거나 나무로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다. 소용이 없어진 플라스틱 상자나 나무 재질의 가구에 환기 구멍만 내면 되는 일이지만, 이도 번거로운 이들을 위해 책에서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지에서 생산되어 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상용 지렁이 상자들도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이미 수십 년 전(1972년)에 폐플라스틱으로 제조한 지렁이 퇴비화 상자를 보급하는 회사도 설립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지렁이 퇴비화 상자가 시판되지 않는 상황이기에 이 책은 정토회 에코붓다, YWCA, YMCA, 제천지렁이가족모임, 아름다운 가게 등을 통해 지렁이 상자를 분양받는 정보를 함께 실었다.
지렁이와 그들의 집이 마련됐다면 이제 이물질이 없는 음식쓰레기를 신문지 조각이나 톱밥, 낙엽, 초탄, 코코넛 섬유나 동물성 퇴비 등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깔개에 섞어 넣어주면 된다. 지렁이 퇴비만들기에 굳이 흙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도 놀랍다. 저자는 처음 시작할 때 한두 줌의 흙만 넣어주면 충분하다고 한다. 생물학자인 저자의 폭넓은 지식과 함께 수십 년간 지렁이 퇴비만들기를 실천한 ‘지렁이 일꾼’들의 오랜 경험과 연구결과들은 이 책이 십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렁이를 이용한 음식쓰레기 퇴비화의 고전으로 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세한 참고문헌 정보 관련 논문 정보도 수록됐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